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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이 찌릿하게 아파요”… 혹시 침샘염 때문?

입력
2021.08.28 18:02
수정
2021.08.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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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샘염이 있으면 식사 후 볼이 붓고 극심한 통증을 겪는다. 염증이 가라앉지 않는 이상 끼니 때마다 같은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침샘염이 있으면 식사 후 볼이 붓고 극심한 통증을 겪는다. 염증이 가라앉지 않는 이상 끼니 때마다 같은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음식을 먹을 때 턱 주변이 찌릿하게 아프면 흔히 턱관절 증상을 의심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입 속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샘에 침투해 생긴 ‘침샘염’ 때문일 수 있다.

침샘염이 있으면 식사 후 볼이 붓고 극심한 통증을 겪는다. 염증이 가라앉지 않는 이상 끼니때마다 같은 고통에 시달리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침샘염, 세균 감염ㆍ자가면역질환 등 원인 다양

침(타액)은 음식물을 부드럽고 씹기 좋게 만들고 아밀라아제 같은 소화 효소로 탄수화물을 분해한다. 면역글로블린ㆍ락토페인ㆍ리소자임ㆍ페록시다아제 같은 항균 물질도 다량 포함하고 있다. 또 입 안에 들어오는 음식이나 공기 중 감염 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준다.

이같은 침을 분비하는 것이 입 속의 침샘이다. 침샘은 귀밑 이하선, 턱밑 악하선, 혀밑 설하선 등 다양한 곳에서 분포한다. 침샘에 생기는 염증이 ‘침샘염’이다.

침샘염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히 ‘볼거리’라고 하는 유행성 이하선염이 대표적인 바이러스 침샘염이다. 볼거리의 90% 이상이 14세 이전에 나타난다.

볼거리는 전염력이 매우 강하기에 전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세균 감염에 의한 경우 화농성 침샘염으로 구분되며 대부분 수술이나 만성질환에 의한 탈수로 발생할 때가 많다.

방사선 치료, 침샘관 막힘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조재구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ㆍ두경부외과 교수는 "주로 면역력 저하, 구강 위생 불량, 약물 복용, 금식 및 탈수 등으로 인해 침 분비량이 줄면 구강 내 세균이 침샘관을 타고 침입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침샘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재발성 만성 침샘염이라 한다. 재발성 만성 침샘염의 원인 중 하나는 침샘돌(타석증·Sialolithiasis)이다. 악하선(턱밑샘)에서 80~90% 발생하는 침샘돌은 침이 원활히 분비되지 않으면서 침샘관 표피에 염증과 손상을 입거나, 칼슘염 침착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재구 교수는 “침샘돌은 주로 턱밑 침샘에서 발생하는데 두경부암이나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침샘이 손상돼 발생하기도 한다”고 했다.

침샘은 귀밑, 턱밑, 혀밑 등 다양한 곳에 분포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침샘은 귀밑, 턱밑, 혀밑 등 다양한 곳에 분포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밥 먹으면 통증이 심하고 턱밑까지 부으면 의심

침샘염은 발생 경위에 따라 증상도 다르다. 급성 침샘염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침샘이 부으며 통증이 생기고 발열ㆍ오한을 동반하기도 한다. 고름이 생기거나 염증이 심하면 안면이 마비될 수 있다.

만성 침샘염은 주로 식사 후 통증이 심해져 입을 벌리기 어려워지고 통증이 발생하면 3~10일 정도 지속된다. 고름 형태의 침이 나오거나 침샘 주변 림프절이 붓기도 한다.

조재구 교수는 “영ㆍ유아는 불편함을 정확히 알리지 못하기에 아이에게 원인 모를 고열과 턱밑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면 침샘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침샘염은 대부분 약물 치료 및 충분한 수분 섭취만으로도 호전된다. 하지만 면역 문제로 발생하는 쉐그렌증후군ㆍ만성 침샘염 등은 몸 상태와 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지속적인 치료와 구강 관리가 필요하다.

침샘염이 생기면 음식을 적게 먹고 자극적인 것도 가급적 삼가야 한다. 냉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히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박혜지 강동경희대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일반적인 턱관절 통증은 온찜질을 권고하지만 침샘염이라면 온찜질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했다.

침샘염을 예방하려면 구강 위생을 철저히 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인다. 당뇨병이나 만성질환이 있으면 면역력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조재구 교수는 “침샘염이 자주 재발한다면 침샘에 침이 고이지 않도록 식전이나 식후에 침샘 마사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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