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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 기술로 인삼재배 성패 좌우 '연작' 여부 판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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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 기술로 인삼재배 성패 좌우 '연작' 여부 판별한다

입력
2021.08.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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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신재호 응용생명과학부교수 연구팀
미생물분석만으로 91% 정확도 기술 개발

신재호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

신재호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인삼을 재배한 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신재호 교수 연수팀에 의해 개발됐다. 인삼재배 농민들의 재배지 물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재호 교수팀이 개발한 분석법을 적용하면 과거 경작기록이나 토양 성분 분석을 하지 않고도 미생물 분석만으로 약 91%의 확률로 연작피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신 교수팀은 인삼뿌리썩음병이 발생한 토양샘플 130여점을 차세대 유전자분석 기술을 이용해 샘플당 10만점 이상의 미생물 정보를 확보했다. 이렇게 획득한 1,300만개의 빅데이터를 ‘서포트 벡터 머신’ 기반의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판별하는 모델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인삼을 심기 전에 미리 인삼뿌리썩음병이 발생할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인삼은 같은 씨앗을 뿌려도 재배지에 따라 유효성분이 크게 달라질 정도로 토양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작물이다. 한국산이 중국이나 미국산에 비해 유효성분이 월등한 것은 이 같은 토양 영향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인삼은 한번 심으면 4~6년간 그 땅의 영양분을 흡수하고, 이로 인한 병해충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예전엔 한번 수확 후 10년 이상 같은 땅에 심을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연작 피해가 극심하다. 이를 줄이기 위해 열소독, 훈증소독, 오존수소독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됐지만, 한 번도 심지 않은 ‘초작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경북농업기술원 풍기인삼연구소 손형락 연구사는 “요즘은 연작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이 개발돼 인삼 수확 후 논은 4년, 밭은 6년 정도 지나면 다시 재배할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초작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땅속 해충이나 유해균을 죽이기 위해 논에는 모를 심고, 한여름에 비닐을 덮는 열소독, 토양소독제로 하는 훈증소독에다 녹비식물을 심어 지력을 보강하는 등의 방법으로 병해충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지만 초작지보다는 더 많이 발병한다는 의미다.

인삼뿌리썩음병은 대표적인 인삼연작피해다. 연작지에 심으면 십중팔구는 인삼농사를 실패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인삼재배농민들은 초작지를 찾아다니지만, 재배 여부를 확인할 과학적 방법이 없이 지주의 말만 믿고 임차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신재호 교수는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인삼 초작지를 판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고, 오로지 땅 주인의 말만 믿을 수밖에 없어 분쟁이 잦았다”며 “토양미생물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91%의 정확도로 초작지를 판별해낼 수 있게 됐으며,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하지만 더 많은 샘플을 얻는다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농업 및 식품화학 저널 7월28일자 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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