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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아파트 이달 하루 매매 0.78건..."증여로 매물 씨가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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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아파트 이달 하루 매매 0.78건..."증여로 매물 씨가 말랐다"

입력
2021.08.18 22: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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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8일간 159건 중 일반 매매는 달랑 14건
양도 대신 증여가 강남 '거래 절벽' 주요 이유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가격을 자랑하는 서울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의 '거래 절벽'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강남구는 이달 들어 하루 아파트 일반 매매가 0.78건에 그칠 정도로 매물이 씨가 말랐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183건으로 지난해 동기(365건) 대비 49.8% 감소했다. 서초구는 아파트 매매가 164건으로 집계돼 작년 7월(438건)에 비해 무려 62.7% 줄었다. 송파구와 강동구도 거래량이 각각 60%, 63% 급감했다.

특히 이달 들어 강남구 아파트 매매는 이날까지 159건인데, 90%가 넘는 145건이 공공임대주택 조기 분양전환이다. 임대의무기간 5년이 경과한 단지 중 원할 경우 분양가를 지불하고 아파트 소유권을 넘겨받는 거라 일반적인 거래가 아니다. 통계엔 매매로 잡혀도 '허수'다. 이걸 뺀 일반 매매는 14건이라 하루 평균 매매 건수는 불과 0.78건이다. 실거래가 신고는 계약 후 한 달 이내에 하면 돼 최종 거래 건수가 늘어날 여지는 있지만 큰 폭의 증가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시장에 나온 매물 자체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 거래 매물은 3,595건으로 지난해 같은 날(6,980건) 대비 48.4% 감소했다.

임대차 거래도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강남구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올해 6월 992건으로 집계됐다. 강남구의 전·월세 거래가 월 1,000건 밑으로 떨어진 건 2015년 9월 이후 6년 만인데, 지난달에는 866건으로 더 줄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학군 등 교육으로 인한 수요 때문에 집을 보러오는 이들은 꾸준하지만 매물 자체가 없으니 쉽게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런 '매물 잠김' 현상은 서울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강남4구의 경우엔 증여가 보다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거액의 양도세를 내는 매매 대신 증여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올해 6월 시행된 다주택자 중과로 양도세율이 최고 82.5%까지 오른 반면 증여세율은 50%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 증여 건수가 매매보다 많았던 곳도 강남구와 송파구, 강동구 단 3곳이었다. 서울 전체 아파트 증여가 1,698건이었는데, 이 중 강남4구에서의 증여가 77.4%를 차지했다. 김대중 세무회계 도유 세무사는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은 양도세 부담이 커 매매보다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들이 많다"며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증여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정부의 규제, 거래 비수기인 여름 휴가철과 코로나19 4차 유행 등도 강남 아파트 매물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 대책이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으로 이어져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미 거래는 끊겼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 최소 면적 규제가 강화되는 10월쯤 매매가 소폭 늘어날 수는 있다"며 "사실상 급매가 나오는 마지막 기회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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