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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엔 2차 접종이 답인데... 접종률 고작 15%, 백신 구해올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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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엔 2차 접종이 답인데... 접종률 고작 15%, 백신 구해올 곳이 없다

입력
2021.08.12 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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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접종자 늘리는 전략 수정 필요성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23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예진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23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예진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하루 신규 확진자가 2,200명대로 폭증했다.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의료체계 붕괴위험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15% 대에 머물고 있는 백신 2차 접종률부터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파력이 높고 2차 접종까지 해야 안전한 델타 변이가 확진자 폭증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차 접종자를 늘리는 지금의 전략에서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결국 관건은 백신 확보여서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인구대비 백신 1차 접종률은 42.1%, 2차 접종률은 15.7%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이들은 806만 명이다. 가장 빨리 접종을 시작한 75세 이상 294만 명, 1차만 접종해도 되는 얀센 백신 접종자 약 113만명, 병원이나 군 등 사회필수인력들이다.

60~74세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5일 오전 서울 동작구보건소를 찾은 시민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뉴시스

60~74세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5일 오전 서울 동작구보건소를 찾은 시민들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뉴시스


AZ백신 접종간격 최대 12주... 이제야 2차 시작

1,2차 접종률이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건 상반기에 60대 이상 고령자에게 주로 접종한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어서다. AZ 백신은 1,2차 접종간격이 12주까지 벌어지기 때문에 지난 상반기 1차 접종을 한 사람들에 대한 2차 접종이 이번달 12일에야 시작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들 2차 접종자 규모는 715만여명으로, 이들의 2차 접종 완료시점은 빨라야 9월 초다. 백신 수급 문제 때문에 접종 초기 AZ백신에 의존한 것이 예상 이외의 불리함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모더나 백신의 수급 차질까지 겹쳤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50대 후반에 대한 백신 접종에서 수도권 거주자에게는 화이자 백신이, 비수도권에는 모더나 백신이 배정됐다. 모더나 백신 수급 차질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이날 기준 50대 후반 화이자 백신 접종률은 85.8%(187만명 중 160만명), 모더나 백신 접종률은 37.5%(166만명 중 62만명)다. 수급 차질을 빚은 모더나 백신 접종률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16일 시작되는 50대 초반 390만 명에 대한 백신 접종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되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군 60세이상 2차 접종 집중해야"

전문가들은 대상자의 연령 순대로 차근차근 맞아서 1차 접종자를 늘려가는 방법이 현재 상황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치명률로 따져도 60세 이상은 5%지만, 60세 미만은 0.1%로 50배나 차이난다”며 "델타 변이에서 사람들을 최대한 보호하려면 가장 고위험군인 60세 이상에 대한 2차 접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50대 이상 코로나19 확진자가 중증 환자가 될 경우에 숨지진 않더라도 중환자실에서 의료자원을 많이 소모한다"며 "위험도가 높은 고령자부터 2차 접종 완료를 서둘려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자 이외 기저질환자, 당뇨, 고혈압, 만성질환자 등도 마찬가지다.

방역당국도 이 같은 지적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5일부터 60세 이상 백신 미접종자 153만 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간격이 최대 12주로 긴 AZ 백신 보다는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배정된 백신은 AZ 백신이다. 그렇다고 모더나, 화이자 백신으로 교체하기에는 기존 백신 물량도 부족한 판이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처음으로 2000명대에 진입하면서 역대 최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접종 받은 시민들이 이상반응 모니터링 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처음으로 2000명대에 진입하면서 역대 최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접종 받은 시민들이 이상반응 모니터링 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다. 뉴스1


"모더나 백신 국내 위탁 생산분 쓸 수 있게"

결국 돌고 돌아 해답은 백신 추가 확보 밖에 없다. 정재훈 교수는 “주요 선진국들이 부스터샷을 시작한다는 마당에 지금와서 백신을 구해 올 뾰족한 수는 없다고 본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천은미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국내 위탁 생산분에 희망을 걸었다. 천 교수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서 쓸 수 있도록 모더나사와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상황이 안된다면 궁여지책으로 AZ백신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기종 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은 “모더나 사의 백신 수급불안은 계속 이어질 문제에 가깝다"며 "차라리 선호도가 떨어져 공급량이 뒷받침되는 AZ 백신을 더 확보한 뒤 이상반응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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