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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안보 위기 시시각각 느끼게 할 것"... 이번엔 '군사 도발'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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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안보 위기 시시각각 느끼게 할 것"... 이번엔 '군사 도발' 카드 꺼냈다

입력
2021.08.12 00: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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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이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10일부터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여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해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이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10일부터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여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해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사전훈련 이틀째인 11일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며 대남 군사 도발을 예고했다. 전날 한미훈련 돌입에 대해 '강한 유감'을 밝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 이어 대응 수위를 한 단계 높인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예단하지 않고 북한의 태도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북한의 도발이 현실화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기대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동력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신선 복원, 도발 명분용이었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10일부터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여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북남관계 개선의 기회를 제 손으로 날려 보내고 우리의 선의에 적대행위로 대답한 대가에 대해 똑바로 알게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의 전날 담화가 한미훈련 시작에 대한 '경고'였다면, 김 부장의 이날 담화는 대남 군사 도발 등 구체적 행동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부장은 또 "기회를 앞에 놓고도 남조선 당국이 명백한 자기들의 선택을 온 세상에 알린 이상 우리도 그에 맞는 더 명백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차후 군사 도발이 있더라도 그 책임은 훈련을 강행한 남측에 있다는 논리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 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한미훈련 대응 차원의 도발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이라는 북한의 반짝 유화 조치가 결국 군사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용이었음이 분명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선 복원 이후 북한은 김 부부장 담화를 통해 한미훈련 중단 요구(1일)와 한미훈련 실시에 따른 유감 및 주한미군 철수 요구(10일) 등 대응 수위를 점차 높여왔다.

통신선 복원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한 다음 훈련을 되돌리기 어려운 시점에서 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이제는 도발 카드를 꺼낸 것이다. 통신선 복원이 북한의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정부가 북한의 이러한 전략을 알면서도 통신선 복원이라는 미끼를 외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전날 오후부터 판문점 채널과 군 통신선 등 남북 통신연락선 정기통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도발 시 '대북 인도적 지원'도 동력 상실

청와대와 정부는 남북 통신선 복원 이후 '로키' 기조를 유지해왔다. 일각의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기대도 제기됐지만, 2주 후 한미훈련 실시에 따른 북한의 반발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김 부장의 담화에 대해 "한미훈련은 방어적 성격으로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제 와서 한미훈련을 중단하거나 맞대응을 통해 북한을 자극할 수 없는 정부로서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한미가 논의하고 있는 '대북 인도적 지원'은 현 상황에서 국면 전환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카드다. 다만 북한이 군사적 도발 카드로 한미를 압박할 경우 인도적 지원을 통한 대화의 물꼬를 모색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조영빈 기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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