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봉곡초등학교 배드민턴부?
박정빈 선수 제50회 전국소년체전 개인단식 1위 기염?
10년 사이 전국소년체전 남초부 3회, 여초부 1회 4강 진출?
노순호 감독 "당장의 성적보다는 기본기 다지는데 집중"
2019년 한국초등학교배드민턴연맹회장기 전국학생선수권대회 개인단식 1위, 2020년 제63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초부 단체 3위, 2021년 제64회 전국여름철종별 배드민턴선수권대회 겸 제50회 전국소년체전 개인단식 1위.
구미 봉곡초등학교 배드민턴부가 최근 거둔 성적이다. 봉곡초는 경북 구미의 서쪽 끝자락, 김천과 경계를 이루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중소도시 팀 치고는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배드민턴부가 둥지를 틀고 있는 봉곡초등학교는 2008년에 개교했다. 배드민턴부가 창설된 것은 이듬해인 2009년 11월이었고, 실질적인 운영은 2010년부터 시작했다. 올해로 12년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봉곡초는 배드민턴계에서는 햇병아리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우수 선수 육성에 이어 전국 1위를 배출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최근 전국소년체전 단체 4강에 남초부 3회, 여초부 1회
배드민턴부를 이끌고 있는 노순호 감독의 역할이 가장 컸다. 노 감독은 2012년 특기교사로 부임했다. 그는 엘리트 선수 출신 지도자가 아니다. 스물아홉 즈음 동호회 활동을 통해 배드민턴과 인연을 맺었다. 뒤늦게 배드민턴을 접했지만 그 매력에 푹 빠져서 가족들은 물론 주변 지인들까지 배드민턴에 입문시켜 '배드민턴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노 감독은 배드민턴에 대한 애정과 함께 솔선수범의 리더십과 선수들과 소통으로 배드민턴인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지도자다. 노 감독은 "선수 이전에 학생이자 제자라는 생각으로 운동에만 국한하지 않고 인성적인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노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10년 동안 전국소년체전에서 남자초등학생부는 3차례, 여자초등학생부는 1차례 4강에 진입했다.
노 감독은 여러 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이유를 묻자 우선 지난해에 부임한 박재휘 교장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교장 선생님이 운동부에 관심이 많아 배드민턴 부에서 필요한 것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지원하고 아이들의 컨디션을 비롯해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면서 "어느 종목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학교 스포츠는 교장 선생님의 관심에 비례해 활성화 정도가 결정되는데, 초등학교 운동부는 특히 더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함께 선수들을 가르친 코치의 공도 빼놓지 않았다. 지금은 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긴 신재민 코치는 2017년 11월에 부임해 2020년 12월까지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노 감독은 "신 코치가 지도한 2년2개월 동안 아이들의 기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운동에 대한 열정, 요즘 젊은 지도자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섬세함,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메모하는 습관까지 오히려 감독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노순호 감독 "기숙 시설 등 보다 안정적인 시스템이 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기록은 2020년에 펼쳐진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남학생들이 단체전 4강에 진출한 것이었다. 전국 소년체전 대회는 경북 선발로 3개 학교가 연합하여 출전하지만, 2020년 대회에서는 봉곡초 멤버들로만 구성해 출전했다. 노 감독은 "우리 선수들로만 구성해 거둔 성적이라 뿌듯하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라고 밝혔다.
봉곡초 배드민턴부는 늘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성적을 내려고 애쓰지 않는다. 이를테면, 당장의 성적보다는 기본기를 다지는데 더 집중한다. 선수들이 고등학교, 일반부로 진입했을 때 더 훌륭하게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멀리 보고 지도한다는 것이다.
학력에도 신경을 쓴다. 10년 동안 방학 때마다 선수들을 모아 2주에 걸쳐 영어와 수학을 가르친다. 배드민턴부만의 특별 과외다. 그 결과 봉곡초 배드민턴부는 학력 문제로 곤란을 겪은 경우가 없다. 학부모와 선수 모두 만족도가 높다.
현재 봉곡초는 새로운 코치를 영입했다. 새로 부임한 류영서 코치는 삼성전기 배드민턴단 출신으로 2008년에 제51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초부 단식 1위를 시작으로 2013년 제30회 삼성전기재주니어 단식최강전 여고부 단식 1위, 2013년 이용대올림픽제패기념전국학교대항선수권 여고부 단체 1위 및 혼복 1위를 기록했다. 노 감독은 "현역 시절 연습벌레로 알려졌을 만큼 성실하기도 했고, 삼성전기에서 습득한 과학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선수 육성법을 현장에서 잘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피가 수혈된 만큼 배드민턴부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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