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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앞당겨진 기후 '대격변', 탄소 중립 고삐 좨야

입력
2021.08.10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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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에비아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의 영향으로 그리스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모두 55건의 산불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에비아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시뻘건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의 영향으로 그리스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모두 55건의 산불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전 세계 기후 과학자들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과거 예측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내놨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상승하는 시점을 10년가량이나 앞당겼다. 기후 재앙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으며 이에 대응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9일 제6차 기후평가보고서 중 제1실무그룹 보고서를 승인해 공개했다. 전 세계 기후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IPCC 보고서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국제 협약과 각국 정부의 정책 수립에 활용되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 자료다.

8년 만에 발간되는 IPCC의 6차 보고서 중 제1실무그룹 보고서는 이전보다 더욱 암울하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해 1.09도 상승했으며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하면 2021~2040년 중 1.5도를 넘을 것으로 평가됐다. 2013년에 발간된 5차 보고서에선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0.78도 상승했으며 1.5도 도달 시점은 2030~2052년으로 예측됐다. 이번 보고서는 이 밖에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난 200만 년 중 최대값을 기록했으며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은 지난 3,000년 중 가장 빠르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인간의 영향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탄소 중립과 함께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의 감축을 강조했다.

최근 전 세계 곳곳이 폭염과 가뭄, 대형 산불 등 재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국제 사회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표방했으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두고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기후 재앙이 현실로 닥쳐오는 상황에서 탄소 중립은 이제 장기 과제가 아니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실행에 들어가야 할 때다. 차기 대선 주자들도 주요 공약으로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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