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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어떻게 신고해" 학대 받는 노인들 작년보다 46%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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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어떻게 신고해" 학대 받는 노인들 작년보다 46% 증가

입력
2021.08.08 09:00
수정
2021.08.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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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반기 학대 작년보다 46% 증가
매년 급증에도 자식 걱정에 신고 꺼려
수사 더해 주거지 분리에 경제 지원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서울경찰청이 나이 든 부모를 폭행하는 등 노인학대 문제가 매년 크게 증가하자, 서울시와 노인보호전문기관(노보전)과 연계해 합동점검에 나섰다. 이번 점검으로 학대 피해 노인 24명을 보호 조치한 경찰은 노인학대 대응 체계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은 8일 "최근 1년 5개월간 노인학대 신고가 접수된 가정 중 △경찰에 3회 이상 반복 신고된 노인 72명 △노보전에서 사례 관리 중인 38명을 점검해, 학대 피해 노인 24명을 보호했고 경제적·법적 지원 등 다양한 예방활동도 병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지역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2018년 1,316건에서 2019년 1,429건, 2020년 1,800건으로 증가세에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279건이 신고돼, 지난해 같은 기간(879건)과 비교하면 46% 증가했다.

학대 피해 노인들은 가해자가 자식이라는 이유로 경찰의 개입을 꺼려했다. 알코올 중독 40대 아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온 70대 아버지는 아들이 형사 처벌될 것을 걱정해, 피해 진술을 하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합동점검팀은 지속적인 설득을 통해 피해 진술을 확보했고, 아들을 존속폭행 혐의로 입건했다. 가해자가 주거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임시 조치도 신청했다.

경찰은 조현병을 앓는 50대 딸이 휘두른 흉기에 상해를 입었던 70대 어머니의 추가 학대 피해 발생도 예방했다. 딸은 범행 당시 특수존속상해 혐의로 체포돼 검찰로 넘겨지면서 응급 입원 조치됐다. 그러나 퇴원 후에도 조현병 증세는 계속됐고, 어머니는 추가 학대 발생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합동점검팀은 이에 어머니를 설득해 딸을 다시 입원시켰고, 주거지를 분리한 뒤 경제적 지원을 병행했다.

경찰은 '허락 없이 에어컨을 틀었다'는 이유로 80대 청각장애인 어머니를 폭행한 50대 딸도 입건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보호명령을 요청하는 등 법률 지원에도 나섰다.

경찰은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만큼, 앞으로도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노인학대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노인학대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면서 "학대 예방을 위해 경찰과 서울시, 유관기관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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