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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단 필요 없다" 단호한 與 지도부… '이심송심'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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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단 필요 없다" 단호한 與 지도부… '이심송심' 논란 가열

입력
2021.08.05 17:05
수정
2021.08.0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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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검증단 설치, 논리적으로 모순"
다른 주자들 "송 대표가 이 지사 편들어"

정세균(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5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음주운전 횟수 등을 검증할 당 차원의 검증단을 설치해달라는 다른 대선 주자들의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다. 경선 도중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게 적절하지 않은 데다, 이 지사를 겨냥한 검증단 설치가 오히려 네거티브 공방을 과열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는 송영길 대표가 이 지사를 지원한다는, 이른바 ‘이심송심(李心宋心)’ 불만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송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증단 설치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소송 진행 중에 소송 요건을 심사하자는 것과 비슷하다”며 “당에서 중간에 개입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강훈식 대선경선기획단장도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당헌ㆍ당규상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은 검증위원회를 통해 다 검증된다”면서 “그렇게 당선된 분들이 주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니 별도의 검증단이 필요 없다”고 송 대표를 두둔했다.

앞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의 음주운전 ‘재범’ 의혹을 겨냥, ‘클린검증단’ 설치를 제안했다. 각 후보의 모든 범죄경력 등 신상 문제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여기에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ㆍ김두관 의원도 동참 의사를 내비치면서 지도부를 압박하는 형국이 됐다. 실제 전날 본경선 2차 TV토론 직후 정세균ㆍ이낙연 캠프는 각각 지도부를 향해 검증단 출범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지도부가 ‘불가’ 입장을 못 박은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검증단에 미온적인 건 이 조직체가 ‘이재명 견제용’ 성격이 강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검증단이 꾸려지면 네거티브 공방이 잦아들기는커녕 진흙탕 싸움만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전례도 있다. 2007년 17대 대선 경선 당시 한나라당은 이명박ㆍ박근혜 후보 간 공방이 달아오르자 당내 검증위원회를 설치하고 후보별 청문회까지 열었다. 이 과정에서 BBK 주가조작,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 고(故) 최태민 일가와의 관계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 경선이 정책 검증의 장이 되기보다 누가 더 부도덕한지를 파헤치는 자리로 변질됐다. 지도부 관계자는 “검증단 설치는 어떤 후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검증단 설치파’ 주자들은 “송영길 지도부가 이 지사 편을 들고 있다”며 격앙된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심송심 논란에 대해 “다수 당원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오해나 의심을 받지 않는 것이 향후를 위해 좋을 거라고 지도부에 말하고 싶다”면서 “캠프 차원의 공방으로만 보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주 의원도 "검증의 당사자인 후보들이 공개 석상에서 흔쾌히 수용한 검증 기구를 당 지도부가 나서서 거부하는 것이 오히려 과도한 경선 개입"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증단 설치 여부를 최종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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