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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만성' 역주행 배우들의 활약…이가령·구교환·오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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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만성' 역주행 배우들의 활약…이가령·구교환·오정세

입력
2021.08.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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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으로 전성기 누리는 스타들
긴 시간 좌절하지 않고 연기 이어온 비결

이가령이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로 큰 사랑을 얻었다. TV조선 제공

이가령이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로 큰 사랑을 얻었다. TV조선 제공

가요계에 브레이브걸스가 있다면 방송가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잠시 잊혀졌다가 다시 재평가 받는, 이른바 '역주행 배우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기만성형이라는 점이다. 완성된 연기력으로 대중을 아우르는 배우들의 즐거운 역주행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최근 가장 뜨거운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의 주연을 맡은 이가령이 있다. 이가령은 과거 MBC '압구정 백야' 주연을 맡았으나 불발되며 긴 시간 대중에게서 멀어졌다. 임성한 작가의 6년만 복귀작인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 주연을 맡은 이가령은 물오른 연기력을 자랑했다. 8년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폭발적인 캐릭터 소화력에 시청자들은 깊이 빠져들었고 이가령 이름 세 글자를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했다. '임성한의 신데렐라'라는 수식어를 그는 스스로 입증해냈다.

이가령은 임성한 작가가 준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꽉 잡았다. 부담감도 있었을 터지만 주연의 압박감을 딛고 우뚝 섰다. 그 덕분에 '결혼작사 이혼작곡2'는 TV조선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2007년 '신사의 품격' 단역에서 지금의 자리에 올라서기까지 숱한 노력이 있었다. 공백기 동안 그를 흔들리지 않게 붙잡은 것은 연기에 대한 욕망이었다. 꾸준히 연기를 놓지 않은 덕분에 지금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구교환이 전성기를 맞이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구교환이 전성기를 맞이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가 하면 독립영화 스타에서 올해 첫 100만 상업영화 주역으로 자리 잡은 구교환 역시 역주행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배우다. 2008년 단편영화 '아이들'로 연기를 시작한 구교환은 '꿈의 제인' 등으로 충무로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연출과 프로듀서, 편집과 각본까지 도맡으며 능력을 키웠다.

구교환을 대중에게 제대로 인식시킨 작품은 지난해 7월 개봉한 '반도'다. 극중 구교환은 절망 속에 인간성을 상실해버린 631부대를 통제하기 위해 질서를 만든 서대위를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근 개봉한 '모가디슈'에서는 북한 대사관의 안전을 도모하는 충성심 강하고 충직한 참사관 태준기 역할을 맡아 활약했다. 태준기는 북한 대사를 보좌하면서 공관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위부 소속 참사관이다. 소말리아 반군의 북한 대사관 습격 후, 생사의 기로에 놓인 북한공관원들의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교환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를 통해 또 다른 얼굴로 대중 앞에 선다. 'D.P'는 육군 헌병대 군무이탈 체포조 D.P를 다룬 작품으로 오는 27일 공개된다.

오정세가 남다른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SBS, tvN 제공

오정세가 남다른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SBS, tvN 제공

2001년 영화 '수취인 불명'으로 충무로에 입문한 오정세 역시 최근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21년차 연기자인 오정세는 영화 '남자 사용 설명서' '스윙키즈' '부당거래 '타짜-신의 손', 드라마 '그대 이름은 장미' '미씽나인' 등 다작을 이어왔지만 빛을 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금의 오정세를 만든 것은 다름아닌 '극한직업'이다. 극중 오정세는 테드창이라는 빌런을 연기했고 밉지만은 않은 악역을 소화하면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스토브리그' '사이코지만 괜찮아'에 연이어 출연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찌질한 매력을 동반한 평범한 이웃에서 구단을 정리하려는 그룹 상무, 또 자폐 스펙트럼(ASD)을 앓는 인물까지 그야말로 카멜레온 같은 변신을 통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들의 전성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해온 역주행 배우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까닭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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