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경보의 간판 최병광(30·삼성전자)이 일본의 폭염을 뚫고 20km의 거리를 완주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병광은 5일 삿포로 오도리 파크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경보 20km에서 1시간28분12초를 기록, 경기에 참가한 57명의 선수 중 37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상위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2016년 리우 대회(1시간29분08초·57위)보다 순위와 기록 모두 끌어올리며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이 경기에서는 마시모 스타노(29·이탈리아)가 1시간21분5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일본의 이케다 고키(23)와 야마니시 도시카즈(25)가 1시간21분14초, 1시간21분28초로 나란히 2, 3위를 기록했다. 스타노는 경기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 경기 후반부인 14km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오며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17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을 이탈리아에 선물했다.
최병광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과 함께 한국 신기록 경신에 도전했지만 일본의 무더위에 가로막혔다. 기록적 폭염으로 대부분 선수들의 기록이 전반적으로 후퇴한 탓이었다. 57명의 참가 선수 중 3명이 경기를 중도 포기했고, 2명이 실격됐다. 최병광의 개인 최고 기록은 2019 아시아경보선수권대회에서 기록했던 1시간20분40초, 한국 기록은 김현섭(36·삼성전자)이 2015년 세운 1시간19분13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경보와 마라톤 등 이번 대회 육상 도로종목을 도쿄의 무더위를 피해 삿포로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삿포로의 기온이 도쿄보다 섭씨 5, 6도 낮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삿포로의 기온은 33도, 도쿄(35도)와 큰 차이가 없었다. 경보 경기 중에도 선수들이 흐르는 땀을 닦거나 더위에 얼굴을 찌푸리는 모습이 자주 카메라에 포착됐다.
도쿄 선수촌에 미치지 못하는 삿포로의 선수 숙소의 질 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영국 경보 대표팀의 톰 보스워스는 전날 "삿포로의 숙소는 감옥 같다"며 "음식은 차가운 음식물 찌꺼기(cold slop)"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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