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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폭염에, 1년 내내 오르는 닭고기… 치킨값도 위태위태

입력
2021.08.02 18:39
수정
2021.08.02 21:5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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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을 앞두고 닭고기 가격이 1㎏당 약 6,000원까지 오르며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말복을 앞두고 닭고기 가격이 1㎏당 약 6,000원까지 오르며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라면과 채소뿐만이 아니다. 닭고기 값도 오르고 있다. 말복(8월 10일)을 앞두고 육계(고기용 닭) 1㎏당 가격이 6,000원에 육박한다. 2년 6개월 만에 가장 비싸졌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이미 오를 대로 올랐는데 폭염으로 인해 더 치솟았다. 육계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치킨업계도 조심스럽게 가격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육계 1㎏ 소매가격은 5,991원을 기록했다. 1년 전(4,919원)보다 21.8% 오르며 2년 6개월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2018년 평균 4,940원이었던 육계 가격은 지난해 5,123원에서 올해는 더 급격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AI 여파로 5,500원대에서 가격이 형성됐는데 이후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경기 김포시의 한 양계농가에서는 계속되는 폭염에 냉방기구인 에어쿨을 가동하고도 실내온도가 내려가지 않아 선풍기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 농장은 폭염으로 달걀 생산량이 5% 정도 감소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김포시의 한 양계농가에서는 계속되는 폭염에 냉방기구인 에어쿨을 가동하고도 실내온도가 내려가지 않아 선풍기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 농장은 폭염으로 달걀 생산량이 5% 정도 감소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닭고기 값이 최근 더 치솟은 이유는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육계가 폐사했기 때문이다. 온몸이 깃털로 덮여 있는 닭은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스스로 체온 조절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양계장 최고 온도를 25도 안팎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푹푹 찌는 더위로 양계장 온도가 40도까지 올라가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폐사한 육계는 18만9,651마리에 이른다. 전체 폐사 가축의 65.1%를 차지했다. 육계 외에도 토종닭 7만7,223마리, 산란계 4,475마리가 폐사했다.

중복 전날인 지난달 20일 인천 서구의 한 공장에서 삼계탕용 닭이 출하되고 있다. 뉴스1

중복 전날인 지난달 20일 인천 서구의 한 공장에서 삼계탕용 닭이 출하되고 있다. 뉴스1

말복을 앞둔 시기라 삼계탕 등 닭과 관련된 식품 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복날을 앞두고 육계 발주가 평균 15~20%씩 늘어나는데, 공급 자체가 줄어든 상태라 삼계탕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4,385원이다.

치킨 가격도 위태롭다. 육계, 식용정제유,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잇따라 올라서다. 다만 소비자 반발 탓에 섣불리 치킨값 인상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매년 10, 11월 닭고기 공급 계약을 갱신하는데, 식용정제유 생산자물가지수와 육계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올해는 인상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가맹점주들의 부담은 날로 커지는데, 치킨값이 배달료 상승분 등을 빼고는 거의 오르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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