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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안고도 비장애인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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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안고도 비장애인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은 누구

입력
2021.08.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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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탁구선수 폴란드 파르티카·호주 태퍼?
탁구 대표로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동시 출전
"올림픽이든 패럴림픽이든 상대 똑같이 상대한다"

폴란드의 국가대표 탁구 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가 2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경기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폴란드의 국가대표 탁구 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가 2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경기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2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 단체전에 출전한 한국 선수 신유빈과 최효주는 16강에서 폴란드 팀을 만났다. 상대 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32)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없는 선수로,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패럴림픽과 올림픽에 병행 출전하는 베테랑 강자다.

이날 폴란드의 나탈리아 바요르와 짝을 이뤄 나선 파르티카는 한국팀을 상대로 첫 번째 경기인 복식에서 풀세트 접전까지 가는 치열한 경기를 펼쳐 한국의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파르티카는 지난달 24일에는 호주의 미셸 브롬리를 4-0으로 꺾고 1라운드를 통과했지만 25일 열린 2라운드에서 이집트의 디나 메슈레프에 4-2로 패해 탈락했다. 파르티카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결과와 상관없이 나에게 날아온 모든 공과 열심히 싸운 점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도쿄패럴림픽에도 출전하는 파르티카는 패럴림픽에서는 압도적 성적을 보이고 있다. 2004년 아테네패럴림픽 이래 2016년 리우까지 총 4개의 패럴림픽에서 장애 10등급 단식 종목에 출전해 4연패를 달성했고, 리우에서는 단체전까지 2관왕에 올랐다. 그는 도쿄올림픽 출전에 앞서 "패럴림픽에서 여러 번 우승했지만 올림픽 메달도 따고 싶다. 그러면 정말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이든 패럴림픽이든, 상대를 대하는 자세는 동일"

호주의 탁구 선수 멜리사 태퍼는 오른팔을 완전히 쓸 수 없는 선수로 도쿄패럴림픽과 올림픽에 동시 출전하는 스타 선수다. 유튜브 캡처

호주의 탁구 선수 멜리사 태퍼는 오른팔을 완전히 쓸 수 없는 선수로 도쿄패럴림픽과 올림픽에 동시 출전하는 스타 선수다. 유튜브 캡처

파르티카 외에도 장애를 안고 있지만 올림픽에 출전해 비장애인과 대등하게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의 활동은 언론과 팬들의 이목을 끈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지원을 받지 않은 채 비장애인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함에도 밀리지 않고 국가대표를 따낸 선수들이다.

도쿄패럴림픽과 올림픽에 동시 출전하는 또 다른 선수는 역시 탁구 종목에 출전한 호주의 멜리사 태퍼(31)다. 그는 2016년 리우올림픽 때도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동시에 호주 대표로 출전했다. 당시에는 메달권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2018년 영연방 대회(커먼웰스 게임) 6-10등급 단식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있는 실력자다.

출생 중 어깨와 목 사이의 신경이 찢어져 오른팔을 일반인의 30%밖에 사용할 수 없는 태퍼는 도쿄올림픽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패럴림픽도 올림픽만큼 치열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패럴림픽의 가장 좋은 점은 완전히 원시적이라는 점"이라며 "장애를 가진 선수들의 모임이라 하더라도, 거기서는 순수하게 그들의 능력만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자신도 올림픽이든 패럴림픽이든 상대를 동일하게 본다면서 "내 머릿속에 장애인 선수나 무능력한 선수 같은 개념은 없다"고 말했다.



"젊은 청각장애인의 영감이 되는 것은 멋진 일"

미국 배구 국가대표팀에서 센터를 맡은 데이비드 스미스. 유튜브 캡처

미국 배구 국가대표팀에서 센터를 맡은 데이비드 스미스. 유튜브 캡처

미국 남자 배구 대표팀의 센터 포지션을 맡은 데이비드 스미스(36)는 태어날 때부터 청력의 80∼90%가 상실된 채였다.

그러나 어린 시절 배구를 접한 이후 2m가 넘는 큰 키와 뛰어난 운동 능력을 발휘하며 성장, 2012년 런던 때부터 세 번째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다. 2016년 리우에서는 동메달, 2015년 배구 월드컵에서는 금메달을 딴 경력이 있다. 그는 경기장에서 보청기를 끼고 독화(입술의 움직임을 읽는 법)를 익혀 동료들과 소통한다.

스미스는 AP통신에 "스포츠는 나의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청인 세계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젊은 청각장애인 팬들의 롤 모델이기도 하다. 그는 "많은 이들이 청력 상실을 장애로 보고, 할 수 없는 것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했다.


올림픽-패럴림픽 잇달아 출전해 메달 딴 사례도

이란의 자흐라 마네티는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휠체어에 탄 채로 올림픽 양궁에 출전했다. 이란 역사상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으로서 최초 사례다. 리우=AP 연합뉴스

이란의 자흐라 마네티는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휠체어에 탄 채로 올림픽 양궁에 출전했다. 이란 역사상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으로서 최초 사례다. 리우=AP 연합뉴스

파르티카나 태퍼 외에도 역사상 패럴림픽과 올림픽에 동시 출전한 사례는 이미 여럿이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이란의 자흐라 마네티가 휠체어를 탄 채로 올림픽과 패럴림픽 양궁에 모두 출전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탈리 뒤 투아가 한 다리에 의족을 한 채로 올림픽과 패럴림픽 수영 선수로 뛰었다.

남아공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두 다리 모두 무릎 아래가 없는 채로 의족을 하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블레이드 러너' 등의 별칭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2013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현재까지 복역 중이다.


헝가리의 제커스 팔은 서울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출신으로, 후에 사고로 패럴림픽 휠체어 펜싱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헝가리 역사상 가장 성공한 패럴림픽 선수가 됐다. 유튜브 캡처

헝가리의 제커스 팔은 서울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출신으로, 후에 사고로 패럴림픽 휠체어 펜싱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헝가리 역사상 가장 성공한 패럴림픽 선수가 됐다. 유튜브 캡처

올림픽과 패럴림픽 모두에서 메달을 딴 사례도 있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장애인으로서 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아니고, 올림픽에 출전한 이후 장애를 얻어 패럴림픽에 출전한 것이다.

주인공은 헝가리의 제커스 팔이다. 제커스는 1988년 서울올림픽 펜싱 플뢰레 단체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후, 1991년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되자 1992년 바르셀로나 패럴림픽부터 휠체어 펜싱 선수로 뛰어 총 3개의 금메달과 3개의 동메달을 땄다.

비장애인이지만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경우도 있다. 시각장애 선수가 출전하는 사이클 B등급(탠덤 사이클)에서 페달을 밟는 선수 앞에서 운전대를 잡는 '파일럿' 역할로서다.

파일럿 또한 운동능력이 중요하고, 선수와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국가대표급 선수가 맡는 경우가 많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단체 스프린트 은메달을 딴 영국의 크레이그 맥린은 2012년 런던패럴림픽에서 앤서니 캐피스의 파일럿으로 나서 우승하면서 함께 금메달을 획득했다.

청각장애 선수로서 올림픽에 출전한 전설적 인물로는 미국의 제프리 플로트가 있다. 청각장애 선수를 위한 대회는 올림픽·패럴림픽과 다른 연도에 개최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인 청각장애인 올림픽(데플림픽)이다.

1977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데플림픽 대회에서 10개 종목 모두 우승을 휩쓴 플로트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800m 자유형 계영 종목에 출전,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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