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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쾌거, 2024 파리올림픽 준비하는 밑거름 되길 [도쿄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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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쾌거, 2024 파리올림픽 준비하는 밑거름 되길 [도쿄 돋보기]

입력
2021.08.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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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1일 오후 2020 도쿄올림픽을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지수, 최수연, 김지연, 서지연. 뉴시스

대한민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1일 오후 2020 도쿄올림픽을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지수, 최수연, 김지연, 서지연.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효자 종목’으로 꼽힌 한국 펜싱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금1ㆍ은1ㆍ동 3개를 획득, 2012런던올림픽(금2ㆍ은1ㆍ동 3)에 버금가는 성적표를 제출하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사실 대회 초반은 불안했다. 기대했던 개인전에서 의외의 부진이 이어졌다. 세계랭킹 1위 오상욱(남자 사브르), 2위 최인정(여자 에페)은 물론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여자 사브르) 구본길(남자 사브르)과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상영(남자 에페)까지 메달 기대주들이 속속 무너졌다. 주위의 큰 기대와 대회 부담감 때문에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그런데 ‘베테랑’ 김정환(남자 사브르)이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개인전 막판에 나온 김정환의 ‘노장 투혼’은 단순히 동메달로 끝나지 않고, 펜싱 선수단 전체에 자극제가 됐다.

실제로 단체전 첫 종목이었던 여자 에페는 세계랭킹 1위 중국을 꺾으며 결승에 진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어벤져스’ 남자 사브르에서는 결국 금메달을 거머쥐며 한국펜싱의 단단함을 증명했다. 특히 남자 에페와 여자 사브르에서는 드라마 같은 대역전극을 펼치며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단체전을 통해 우리 선수들은 신ㆍ구 조화를 통한 팀워크를 발휘하였고, 극적인 상황에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었다.

‘한국 펜싱이 왜 강한가요?’란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한국 펜싱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국제 대회 강자로 떠올랐다. 펜싱은 세계 랭킹에 따라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월드컵, 그랑프리,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등 랭킹 포인트가 있는 대회에 연간 10개 이상 참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종목별 8명씩, 총 48명의 선수를 육성하고 있으며, 이들이 랭킹 포인트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지원의 이면에는 숨은 노력이 많다. 먼저, 매년 20~30억원을 펜싱협회에 지원하는 SK그룹이 없었다면 이번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또 대한펜싱협회의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있었다. 협회는 2017년부터 ‘드림팀’을 구성해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과 협력하여 분석팀(체력, 기술, 전술), 의료팀(부상치료, 예방, 관리), 심리팀(심리상담), 체력팀(기초, 전문체력 향상)을 운영해 선수들을 관리했다.

이제 펜싱은 2020 도쿄올림픽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비롯해 2024 파리올림픽이 목전에 있다. 노장 선수들은 은퇴할 예정이고 이 자리를 신인 선수들이 메울 것이다. 이 신인들이 경험을 쌓고 기량을 만개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우리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이 보여준 무서운 상승세가 단적인 예다. 일본 펜싱은 국가 지원을 등에 업고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급성장했다. 한국 펜싱이 세계 최강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기 위해서는 펜싱인들의 노력은 필수며, 기업과 정부의 지원 역시 절실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을 쏘아 올린 대한민국 펜싱선수들의 투혼에 ‘선배’로서 그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박수를 보낸다.


이상기 한국체육대학 교수

이상기 한국체육대학 교수


이상기 한국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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