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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활약… 끝내 울어버린 이동준-이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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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활약… 끝내 울어버린 이동준-이동경

입력
2021.08.01 08:00
수정
2021.08.0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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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서 가장 돋보인 듀오 8강 탈락 아쉬움

1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멕시코에 3대6으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된 한국 김학범 감독이 이동경을 다독이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1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멕시코에 3대6으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된 한국 김학범 감독이 이동경을 다독이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이동준(24)과 이동경(24)은 끝내 울어버렸다. 1년 미뤄진 2020 도쿄올림픽에서 최고 활약을 펼치고도 8강에서 짐을 싸야 하는 현실을 믿기 어려운 듯했다. 이동준은 “경기는 끝났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라며 눈물을 훔쳤고, 두 골을 넣은 이동경도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오열하며 “이렇게 끝나 너무 아쉽다”고 했다”

이동준과 이동경은 31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멕시코에 3-6으로 완패한 뒤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둘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공격을 이끌며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8강 탈락이란 성적표를 얻어냈다. 비록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기록을 넘겠단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이동준과 이동경의 가치를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동준은 이번 대회에서 오른쪽 측면을 자신의 놀이터로 만들었다. 황의조(29), 이강인(20), 엄원상(22), 김진야(23) 등 이번 대회에서 골 맛을 본 선수들이 많지만, 이동준이 본선 4경기에서 골 없이도 가장 빛난 선수로 인정받는 이유다. 그가 벤치에서 시작한 뉴질랜드와 1차전에서 좀처럼 상대 수비들을 뚫어내지 못했던 한국은, 이동준을 처음부터 내세운 루마니아와 2차전, 온두라스와 3차전에선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31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6대3 한국의 패배로 끝났다. 4강 진출이 좌절된 한국 이강인이 울고 있는 이동준을 달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31일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6대3 한국의 패배로 끝났다. 4강 진출이 좌절된 한국 이강인이 울고 있는 이동준을 달래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승리가 절실했던 조별리그 2차전 루마니아와 경기에서는 골은 못 넣었지만, 오른쪽을 끊임없이 휘젓고 페널티 킥도 얻어내며, 득점한 선수 이상의 공헌도를 보였다. 온두라스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상대 퇴장을 유도하는 등 짧고 굵은 활약을 마친 뒤 체력 안배를 위해 후반 초반 교체 아웃 됐다.

멕시코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이동준은 “(올림픽이 연기된)1년이란 시간, 길게는 3년이란 시간을 준비했는데 목표했던 모습을 못 보여드려 너무 아쉽다”고 했다. 그는 “누구 한 명의 실수가 아닌, 전체적으로 부족했기에 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멕시코가 워낙 좋은 팀이었고, 오늘만 축구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이겨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패배를)받아들이고 다시 일어나겠다”고 했다.

이동준과 마찬가지로 조별리그 2,3차전에서 활약했던 이동경은 이날 팀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자신의 주특기인 왼발로 득점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0-1로 뒤처지던 이동경은 전반 19분, 1-3으로 벌어졌던 후반 5분 강력한 슈팅으로 2골을 뽑아낸 그는 “연령대 대표팀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대회였다”며 “동료들과 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였기에 더 준비했고, 기쁜 마음으로 나섰지만 아쉽게 끝나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특히 그는 뉴질랜드와 1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상대 선수의 악수를 거절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돼 거센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동경은 “대회를 하면서 내 행동 하나가 나라의 이미지가 될 수 있다는 것 등 많은 걸 배웠다”며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도쿄올림픽을 통해 성장한 둘은 이제 소속팀 울산으로 돌아가 호흡한다. 2년 연속 K리그1(1부리그) 준우승에 머문 한을 풀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요코하마=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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