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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만명 서명…대구 칠성 개시장 꼭 폐쇄시켜주세요"

입력
2021.07.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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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대구 칠성 개시장에서 구조된 '시월이'의 호소

편집자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전국 3대 개시장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구 칠성 개시장 내 건강원, 보신탕 집 앞에 진열된 뜬장 속 살아 있는 개들이 전시되어 있다. 뜬장은 6월 14일에야 철거됐다. 대구동물보호연대 제공

저는 2016년 11월 대구 북구 칠성 개시장 건강원 앞 뜬장(배설물을 쉽게 처리하도록 땅에서 떨어져 있는 철창)에서 강아지 2마리와 함께 구조된 개 '시월이'입니다. 음력으로 10월에 구조돼서 얻은 이름입니다. 당시 오위숙 대구동물보호연대 대표가 뜬장 속에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제 새끼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건강원 주인을 설득하면서 우리 가족은 식용으로 도살될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모두 한 가정의 반려견으로 지내고 있죠.

올해 초복(11일)에도 50여 개 동물단체 관계자가 칠성 개시장 앞에 모였습니다. 전국 3대 개시장 가운데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과 부산 구포시장이 문을 닫으면서 이제 칠성 개시장만 유일하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예전처럼 많은 인원이 모이지는 못했지만 200여 명의 활동가와 시민이 대구시에 칠성 개시장 철폐를 요구하고, 정부와 국회에는 개?고양이식용금지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2016년 11월 구조 당시 시월이와 시월이가 낳은 강아지(왼쪽 사진). 이후 새끼들이 조금 자란 모습. 대구동물보호연대 제공

27일에는 녹색당 대구시당,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등 지역 진보정당과 동물단체 15개가 꾸린 '마지막 남은 칠성 개시장 완전 폐쇄를 위한 연대'가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대구시에는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칠성 개시장을 완전히 폐쇄해야 한다고 동의한 시민 1만1,047명의 서명을 모아 전달했습니다. 연대는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대구시는 연대 내 포함된 동물단체에 조치사항과 계획 등을 서면으로 답변하고 소통하고 있다며 면담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현재 칠성 개시장에는 건강원과 보신탕 집 등 14곳이 성업 중입니다. 도살장 2곳은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사라졌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건강원과 보신탕 집 앞에는 살아 있는 개들이 뜬장 속에서 상품처럼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손님이 뜬장 속 살아 있는 개를 선택하면 도살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지요. 동물보호활동가들과 시민들의 민원 끝에 대구시청은 지난달 14일에서야 뜬장 8곳을 철거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14곳에서 개고기가 지육(枝肉) 형태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녹색당 대구시당,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등 지역 진보정당과 동물단체 15개가 꾸린 '마지막 남은 칠성 개시장 완전 폐쇄를 위한 연대'가 27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칠성 개시장 폐쇄를 촉구하고 1만 명의 시민이 동의한 서명을 전달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단체들은 권영진 시장에게 칠성 개시장 폐쇄 약속을 지키라고 말합니다. 이들은 "권 시장이 2019년 개 식용 문제가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으며, 개 도살장이 대구 도심에 위치해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면서 "2020년까지 개시장을 정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칠성시장 일부 구역에서는 2025년까지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시장정비사업이 추진 중인데요. 이 사업구역에 포함되는 업소는 보신탕 2곳, 건강원 1곳 등 3곳입니다. 동물단체들은 관련 업소 3곳은 정비사업에 따라 사라지지만 11곳은 그대로 남게 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동물단체들은 "업소 14곳 중 10곳이 보상과 지원이 있다면 전업을 하겠다는 업종전환 동의서에 서명한 상태인데 대구시는 시장정비사업으로 정리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라며 "2년이 지난 지금 개시장이 성업 중인 건 대구시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가 대구 칠성 개시장 건강원, 보신탕 집 14곳 중 10곳으로부터 업종전환 동의서를 받았다. 라이프 제공

대구시한국일보에 "칠성 개시장 문제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식용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업소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내년 5월까지 칠성 개시장을 폐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대구 칠성 개시장에는 여전히 14곳의 건강원과 보신탕 집이 성업 중이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동물단체들은 "시장정비사업에 포함된 곳이 아닌 모든 개식용 업소를 포함한 전환 대책을 마련하고, 동물학대 전담 특별사법경찰과를 도입해 업소를 철저히 단속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강력히 동의하는 바입니다. 대구시는 이미 2020년까지 개시장 정비를 약속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 등을 들며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밝힌 5월 폐쇄 목표 역시 말로만 그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칠성 개시장 폐쇄에 나서주길 촉구합니다.

대구 칠성 개시장 폐쇄를 촉구한 '시월이'가 낸 청원에 동의하시면 포털 사이트 하단 '좋아요'를 클릭하거나 기사 원문 한국일보닷컴 기사 아래 공감 버튼을 눌러주세요. 기사 게재 후 1주일 이내 500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해당 전문가들로부터 답변이나 조언, 자문을 전달해 드립니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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