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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  '중국 징크스'… 여자 에페, 우여곡절 딛고 9년 만에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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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  '중국 징크스'… 여자 에페, 우여곡절 딛고 9년 만에 은메달

입력
2021.07.2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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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송세라(오른쪽)가 에스토니아의 율리아 벨리아예바와 경합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송세라(오른쪽)가 에스토니아의 율리아 벨리아예바와 경합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9년 만에 다시 은메달을 획득한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은 그간 국제무대에서 유독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펜싱 국가대표팀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지난해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 그랑프리대회에 참가했지만 귀국 후 선수 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그중 2명이 이번 대회 여자 에페에 출전한 강영미와 이혜인이었다. 당시엔 코로나19 확산 초기로 예민했던 분위기라 확진자 동선 등이 낱낱이 공개될 때였다. 이름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여자 에페 팀엔 ‘국가대표 첫 확진’이란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녔다. 선수들과 장태석 코치 등은 그러나 더욱 똘똘 뭉쳐 한국 선수단 최초의 ‘코로나를 극복한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도쿄올림픽 개인전에서도 순조롭지 않았다. 세계랭킹 2위 최인정이 개인전 32강에서 258위인 무르타자에바(ROC)에 일격을 당하면서 펜싱계 전체가 술렁이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세안게임에선 ‘비디오 판독(VAR) 패’도 당했다. 최인정 강영미 이혜인과 신아람으로 구성됐던 에페팀은 이 대회 결승에서 중반까지 20-15까지 앞섰지만 중국의 교체카드 쉬청쯔를 막지 못하고 갑자기 흐름을 빼앗기면서 28-29로 역전패했다. 특히 28-28로 맞선 마지막 9피리어드에서 돌입한 1점 내기에서 최인정이 득점하며 금메달을 확정하는 듯했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최인정의 무릎이 바닥에 닿은 것으로 판정되면서 재경기가 됐고 여기서 실점하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대표팀은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4강에서 중국에 38-29로 완승을 거두며 ‘중국 징크스’를 지워냈다. 대표팀은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당시 세계랭킹 3위)에 패하면서 금메달을 놓쳤다. 또 신아람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에서 쑨위지에(중국)와 연장 접전 끝에 5-6으로 패하는 등 도쿄올림픽 전까지 여자 에페팀은 매번 중국에 발목을 잡혔다.

이상기 한체대 교수는 “결승전에서 부담감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한 모습이 고비 때마다 나와 아쉬웠다”라며 “하지만 금메달 못 땄다는 것 보단 4강에서 중국을 꺾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세계랭킹 1위 중국에게 줄곧 약한 모습이었는데 그런 최강 팀을 꺾고 결승까지 올라 갔다는 데 박수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단체전에서 맹활약한 송세라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이 교수는 “송세라는 최근 실력이 일취월장한 선수다. 펜싱계에서는 이미 적지 않은 기대를 했다”면서 “개인전에서 16강에 그친 점이 아쉽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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