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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무심… 쿠데타ㆍ코로나 이어 홍수까지 덮친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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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무심… 쿠데타ㆍ코로나 이어 홍수까지 덮친 미얀마

입력
2021.07.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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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ㆍ몬ㆍ타닌타리주 폭우로 시민들 식량난?
'무대응' 군부, 사가잉ㆍ친주 시민군 토벌 혈안

27일 미얀마 몬주 차웅손의 한 민가가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매몰됐다. SNS 캡처

27일 미얀마 몬주 차웅손의 한 민가가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매몰됐다. SNS 캡처

군부 쿠데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신음 중인 미얀마가 이번엔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반군 소탕에만 혈안인 군부는 사태를 관망할 뿐, 재난 대응책을 제대로 펼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가중되는 식량난에 생존권을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27일 미지마 뉴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미얀마 남부 카인ㆍ몬ㆍ타닌타리주 저지대 대부분이 침수됐다. 시간당 127~177㎜에 달하는 폭우는 복수의 지역에서 산사태를 일으켰으며, 물바다가 된 도로로 인해 기본적인 식량 배송 및 보급도 어려운 실정이다. 미얀마 기상청은 전날 "벵골만에서 추가로 강한 저기압이 형성돼 몬주와 타닌타리주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 윈난성에서 발원한 살윈강 등 하천까지 범람할 경우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카인주 등은 이미 군부 학살과 코로나19 감염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사망한 지역이기도 하다. 카인ㆍ몬주의 경우 지난 4월 이후 정부군이 소수민족 반군과 시민방위군 토벌을 빌미로 실탄을 수차례 난사, 100여 명의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코로나19 최대 감염지 중 한 곳인 타닌타리주는 지난 5월 이후 수천 명의 시민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자택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몬주의 한 시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홍수로 그나마 남아 있던 비축 식량 대부분이 유실될 것 같다"며 "외부의 긴급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26일 미얀마 사가잉주 강변을 따라 진행된 해군의 무차별 공격에 민가 한 채가 불타고 있다. 미얀마 나우 캡처

26일 미얀마 사가잉주 강변을 따라 진행된 해군의 무차별 공격에 민가 한 채가 불타고 있다. 미얀마 나우 캡처

시민들의 절규에도 군부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군부는 전날 또 다른 군부 저항 지역인 사가잉ㆍ친주에 해군 병력을 투입, 반군 색출 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 과정에서 임신 7개월 된 여성이 정부군의 무차별 사격에 중상을 입었으며, 1,000여 명의 민간인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밀림으로 황급히 도망쳤다.

적극적인 방역 정책을 회피 중인 군부는 코로나19 사망자 발표 수치 역시 줄이고 있다. 전날 최대도시 양곤에서만 1,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속출했음에도, 군부 산하 보건부는 "전국에서 100여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재 미얀마 보건부 집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7만4,155명, 사망자는 7,507명이다. 반면 반군부 의료 진영은 "감염 수치는 최소 네 배, 사망자는 10배 이상 많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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