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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신궁' 김제덕을 만든건 "이름 세글자 꼭 남긴다"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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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신궁' 김제덕을 만든건 "이름 세글자 꼭 남긴다" 다짐

입력
2021.07.27 15:15
수정
2021.07.2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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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김제덕?
지도자 헌신과 지역사회 후원도
후원자 이상연 대표 "너무 기뻐"

김제덕 선수의 아버지(오른쪽에서 두번째)와 경북 예천군 관계자 등이 26일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양궁단체전을 응원하고 있다. 예천군 제공

김제덕 선수의 아버지(오른쪽에서 두번째)와 경북 예천군 관계자 등이 26일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양궁단체전을 응원하고 있다. 예천군 제공


이철우(왼쪽) 경북도지사가 지난 25일 예천군청에서 김제덕 선수의 부친 철규씨와 함께 김 선수의 단체전 금메달을 성원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왼쪽) 경북도지사가 지난 25일 예천군청에서 김제덕 선수의 부친 철규씨와 함께 김 선수의 단체전 금메달을 성원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양궁의 고장 경북 예천에서 열일곱 살 신궁(神弓)이 나오기까지는 가족과 학교, 지역사회도 힘도 컸다

최연소 양궁 국가대표인 김제덕(17ㆍ경북일고2)이 도쿄올림픽 2관왕을 달성한 이면엔 “이름 세 글자를 꼭 남기겠다”는 본인 의지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김제덕을 발굴하고 육성한 학교ㆍ체육계, 선수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운 지역사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제덕은 지난 24일 양궁 혼성전, 26일 단체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땄다. 27일 오후부터는 개인전에 출전해 3관왕을 노린다.

김제덕이 금메달을 획득한 날에는 그의 고향 예천이 들썩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했지만, 양궁의 고장 예천에선 그 열기가 뜨거웠다. 그가 결승전에 출전한 날에는 김학동 예천군수를 비롯해 군의원과 중고양궁연맹ㆍ경북양궁협회 관계자, 관내 양궁선수와 지도자, 주민 등이 진호국제양궁장에 모여 “김제덕 파이팅”을 외쳤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김제덕이 첫 금메달을 딴 다음날인 25일 예천군청에서 김제덕의 부친 김철규(50)씨를 만나 격려했다.

김제덕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우선 철저한 자기관리를 들 수 있다. 그를 지켜본 코치와 교사들은 “제덕이는 중학교 때까지 하루 1,000발 이상을 쏠 정도로 훈련에 열심이었다”며 “컨디션 조절을 위해 어린 나이에도 음식을 가려 먹었다”고 말한다.

김제덕이 선수생활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때부터다. 또래보다 큰 덩치에 활달한 성격의 김제덕은 정적인 양궁을 통해 심신을 다스리면 좋겠다는 주위 권유로 입문했다고 한다. 진호국제양궁장이라는 훌륭한 시설이 주변에 있었고, 다니던 초등학교에 양궁부가 있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입문하자마자 두각을 보였다. 5학년 때인 제44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은메달을 땄고, 이듬해엔 소년체전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3개로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했다.

무엇보다 일찌감치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발굴한 예천초등학교 양은영 코치, 예천중 서만교 코치, 경북일고 장호덕 감독과 황효진 코치는 김제덕을 양궁 국가대표로 키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양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음으로 양으로 도운 후원자와 지역사회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김제덕의 할머니는 요양병원에서 생활하고, 부친도 수년 전부터 뇌경색 증상을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쓰러지기도 했다. 김제덕은 두 달 정도 운동을 접고 부친을 간병할 정도로 효심이 남달랐다.

출향 기업인인 이상연 경한코리아 대표는 김제덕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후원하는 '수호천사'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매달 30만~50만 원을 빠뜨리지 않고 김제덕에게 후원했으며, 김제덕이 졸업한 예천중 양궁부에도 지난 5년간 7,000만 원을 지원했다. 이 대표는 “가정형편 때문에 훌륭한 기량을 썩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도왔다”며 “도쿄로 출국 전에 전화가 왔길래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고 기뻐했다.

김제덕의 부친과 친구 사이인 장덕수씨는 “제덕이가 효자여서 아버지에게 ‘내가 양궁으로 성공할 테니 걱정 말고 할머니 보살피면서 건강관리 잘 하시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봤다”며 “큰 덩치에 활달한 성격으로 친구들과도 두루두루 친하게 지낸다”고 말했다.

김제덕 선수가 금메달을 딴 후 자신을 후원해 준 이상연 경한코리아 대표에게 보낸 감사 문자. 이상연 대표 제공

김제덕 선수가 금메달을 딴 후 자신을 후원해 준 이상연 경한코리아 대표에게 보낸 감사 문자. 이상연 대표 제공



예천=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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