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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낙연은 노무현 탄핵 찬반 밝혀라"... 2004년 기사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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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낙연은 노무현 탄핵 찬반 밝혀라"... 2004년 기사 보니

입력
2021.07.22 10:00
수정
2021.07.22 10:13
0 0

'탄핵 신중론'에 섰다가 대통령 기자회견 후
"실망했다. 책임 있게 행동하겠다"고만 밝혀
이후 주변 인사 통해 반대표 던졌다고 전해져
이낙연, 21일 방송 인터뷰서 "탄핵 반대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왼쪽 사진) 경기지사 측이 21일 이낙연(오른쪽) 전 당대표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찬반 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뉴스1·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왼쪽 사진) 경기지사 측이 21일 이낙연(오른쪽) 전 당대표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찬반 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뉴스1·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2004년 국회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소추'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한가운데 띄웠다. "이낙연 전 대표가 현 정권의 적장자임을 주장하기 전에, 과거 탄핵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부터 직접 밝히라"는 게 이 지사 측 요구다.

당시 국회 본회의 표결에 참여한 의원 195명 중 탄핵에 반대한 의원은 단 두 명이었다. 그중 한 명이 이 전 대표라는 것은 당시 기사 등에 소개됐지만 본인이 직접 인정한 적은 없다. 이른바 '후보 검증' 차원에서 이 전 대표의 모호한 태도를 짚고 넘어가겠다는 것이 이 지사 측 의도다.

21일 이재명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고의 공직에 오르려면 본인의 행보와 판단에 대해 솔직해야 한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선 예비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비교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참여한 후 석고대죄하고 복권됐다. 이후 당대표로 와서 문재인 대통령도 당선시키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면서 말이다.

이낙연 스스로 "탄핵 반대표 찍었다" 밝히진 않았지만

2003년 3월 노무현(왼쪽) 당시 대통령과 이낙연 새천년민주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3년 3월 노무현(왼쪽) 당시 대통령과 이낙연 새천년민주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과거 보도를 살펴보면, 이 전 대표 스스로 탄핵 찬반 여부를 확실히 밝히지 않은 것은 맞다. 다만 측근의 말을 통해 그가 탄핵에 반대했다는 사실을 가늠할 수는 있다.

2004년 3월 12일 당시 국회는 '열린우리당 소속 노 전 대통령이 17대 총선과 자신의 재신임을 연계해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던 것은 이 전 대표의 소속 정당인 새천년민주당이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 후보의 대변인을 맡았다. 이후 그는 청와대 입성 및 열린우리당 합류 제안을 받았지만 새천년민주당 잔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이 전 대표와 노 전 대통령의 길이 엇갈렸다.


2004년 3월 6일 새천년민주당 등 야당 내부의 '탄핵 신중론'을 다룬 본보 기사. 추미애 당시 상임중앙위원이 탄핵 반대파의 선봉에 섰고, 이낙연 당시 기조위원장도 탄핵 결의 서명에서 빠졌다는 내용이다.

2004년 3월 6일 새천년민주당 등 야당 내부의 '탄핵 신중론'을 다룬 본보 기사. 추미애 당시 상임중앙위원이 탄핵 반대파의 선봉에 섰고, 이낙연 당시 기조위원장도 탄핵 결의 서명에서 빠졌다는 내용이다.

이 전 대표는 그러나 탄핵 논의가 급물살을 타던 2004년 3월 초, 추 전 장관과 함께 탄핵 결의 서명에서 빠졌다. 신중론을 밝힌 이들은 일명 '탄핵 비서명파'로 불렸다.

그러던 비서명파가 탄핵의 당위성을 인정하고 대거 찬성 쪽으로 돌아선 것은 표결 전날 노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때문이었다.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총선 결과에 상응하는 정치적 결단을 하겠다"며 총선·재신임 연계 방침을 선언했다.

추 전 장관도 이에 "대통령이 정쟁의 국면을 확대했다. 이제는 국회가 냉정하게 판단할 때"라며 탄핵 추진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 전 대표도 대통령을 비판했지만 다소 두루뭉술한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의 사과를 기대하고 서명을 거부했는데 실망했다. 책임 있게 행동하겠다"는 게 당시 발언이다.


이른바 '탄핵 비서명파' 의원들이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대거 찬성 쪽으로 선회했다는 2004년 3월 12일자 본보 기사.

이른바 '탄핵 비서명파' 의원들이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대거 찬성 쪽으로 선회했다는 2004년 3월 12일자 본보 기사.

대통령 탄핵소추에 부동의한 것은 단 두 표였다. 한 표는 고(故) 김종호 국회부의장(당시 자유민주연합 의원)이 자신의 것이라고 밝혔지만, 다른 한 표는 누가 던진 것인지 분명하지 않았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측근이 "노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안다"고 말해 그가 반대표를 던졌다고 알려졌다.

최근엔 국무총리 시절 연설비서관을 맡았던 이제이 작가가 지난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이 전 대표가)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 지사 측 검증 공세에 이 전 대표 측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오 수석대변인은 "이 전 대표는 당시 광주·전남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탄핵할 수 없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분명한 입장이 있었음에도 이 지사 측은 최소한의 팩트 체크 없이 발언했다"며 반발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21일 KBS '뉴스9'와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탄핵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윤주영 기자
박서영 데이터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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