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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찾은 민주당 "청소노동 현실 모르는 학교… '설국열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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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찾은 민주당 "청소노동 현실 모르는 학교… '설국열차' 같다"

입력
2021.07.15 16:20
수정
2021.07.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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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TF 이탄희·이해식·장철민 의원 현장 방문
총장 등 면담하고 이씨 숨진 휴게실 등 둘러봐
유족 "학교 관계자들이 우릴 비하" 조사 거부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 예방 태스크포스(TF)의 이해식, 장철민, 이탄희 의원이 1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 아고리움에 설치된 청소노동자 이모씨의 추모공간을 찾아 학생들이 남긴 추모글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 예방 태스크포스(TF)의 이해식, 장철민, 이탄희 의원이 1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 아고리움에 설치된 청소노동자 이모씨의 추모공간을 찾아 학생들이 남긴 추모글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예방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이 지난달 50대 청소노동자 이모씨가 숨진 서울대를 15일 방문했다. 의원들은 대학본부와 유족·노조를 차례로 면담하고 이씨 사망장소인 학생기숙사 휴게실 등을 현장조사했다. 민주당은 이번 일을 계기로 공공부문 노동자의 과로사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내년 시행될 중대재해법 시행령에 이를 반영한다는 방침이다.(▶관련기사: [단독]서울대 청소노동자·민주당, 재발방지책 마련 위해 손잡는다)

이날 서울대를 찾은 의원은 이탄희·이해식·장철민 의원이다. 이들은 서울대 행정관에서 대학본부 관계자들과 만나 사건 경위와 후속 조치 등을 보고받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학교 측에선 오세정 총장, 여정성 교육부총장, 이원우 기획부총장, 김태균 협력부처장, 서은영 학생부처장이 참석했다.

이해식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중대재해처벌법 등 법·제도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민들 보시기에는 매우 미흡하다고 생각해 서울대를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탄희 이원은 "사망한 청소노동자가 겪었던 상황과 학교 당국이 판단했던 내용을 비교하니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세상을 보는 것 같았다"며 "하나의 기차에 살면서도 서로의 상황이 어떤지 전혀 모르고 있는 (영화) '설국열차' 같다"고 말했다.

서은영 부처장은 "현재 서울대 인권센터에 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라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관계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에서 열린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관련 현장 방문에 앞서 서울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 김소희 인턴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관계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에서 열린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관련 현장 방문에 앞서 서울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 김소희 인턴기자


의원들 현장방문… "고인 스트레스 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어 고인이 숨진 채 발견된 관악학생생활관 925동 청소노동자 휴게실 현장을 방문하고, 920동 1층에 마련된 이씨 추모 공간에 들러 학생들이 남긴 추모글을 읽었다. 이탄희 의원은 "휴게실 천장에서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등 여전히 (청소노동자를 위한) 시설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이씨 유족 및 노조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선 평소 지적받는 걸 싫어하던 이씨가 안전관리팀장 A씨의 업무 지시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씨 동료 B씨는 "(A씨가) 건물 점검 나온다고 문자가 오면 고인은 세탁장 아래 고무 패킹 부분까지 대청소를 했다"며 "'왜 이렇게 무리하냐'고 물으면 고인은 '지적받는 게 싫다. 팀장이 새로 왔으니 잘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달 초 청소노동자 총괄책임자로 부임해 노동자들을 상대로 영어·한문 등 업무와 무관한 시험을 불시에 치르거나 식사시간이나 복장을 단속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일부 이씨 동료들은 언론에 "고인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시험, 복장 등에 대해 노동자들끼리 불만을 얘기한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A씨를 두둔하기도 했다.

서울대 관정도서관 2층 화장실 앞 복도 끝에 청소노동자들이 쉬기 위해 가져다놓은 책상과 의자가 입구를 등지고 놓여 있다. 청소도구함 수레가 가림막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대 커뮤니티 캡처

서울대 관정도서관 2층 화장실 앞 복도 끝에 청소노동자들이 쉬기 위해 가져다놓은 책상과 의자가 입구를 등지고 놓여 있다. 청소도구함 수레가 가림막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대 커뮤니티 캡처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에서 지난달 26일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 청소노동자 이씨가 사용하던 기숙사 휴게실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에서 지난달 26일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 청소노동자 이씨가 사용하던 기숙사 휴게실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유족·노조 "학교 못 믿어" 조사 거부

민주노총과 유족 측은 서울대 인권센터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측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씨 남편은 민주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어제까지는 학교에서 공정한 조사가 이뤄질 거라고 믿었지만 오늘부터는 응하지 않겠다"며 "(학교) 안에 계신 분들이 언론을 통해 (유족들이) 억지를 부리고 노조를 개입시켜 학교에서 받아낼 수 없는 걸 우격다짐으로 받아내려는 것처럼 비하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 등 투명한 진상규명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탄희 의원은 "학교 자체 조사에 대한 노조 측 우려를 학교에 충분히 전달했고, 유족의 산재 신청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확답도 받았다"며 "당 차원에서도 사안의 심각성을 밝힐 협의체 논의를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 예방 태스크포스(TF)의 이해식, 장철민, 이탄희 의원이 1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 아고리움에 설치된 사망한 청소노동자 추모공간을 찾아 학생들이 남긴 추모글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 예방 태스크포스(TF)의 이해식, 장철민, 이탄희 의원이 1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 아고리움에 설치된 사망한 청소노동자 추모공간을 찾아 학생들이 남긴 추모글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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