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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상생방역' 참여한 업체들 한숨 "좋다가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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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상생방역' 참여한 업체들 한숨 "좋다가 말았다"

입력
2021.07.12 16:47
수정
2021.07.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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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와 강동구에서 체력단련장과 실내골프연습장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2시간 연장하는 '서울형 상생방역'의 시범사업 이틀째인 6월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헬스클럽에서 시민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포구와 강동구에서 체력단련장과 실내골프연습장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2시간 연장하는 '서울형 상생방역'의 시범사업 이틀째인 6월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헬스클럽에서 시민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잠깐 매출엔 도움됐지만 지금은 환불을 문의하는 회원들이 3분의 1이에요."

서울 마포에서 실내골프연습장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한 달 동안 '서울형 상생방역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시범사업은 신청 당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이후 2주마다 PCR 검사를 받기만 한다면 자정까지 영업시간이 2시간 늘어나는 것이 골자다. 이는 A씨로 하여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줄어든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실제 6월엔 매출이 20%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A씨는 "계속 밤 12시까지 운영할 줄 알고 등록한 회원들의 환불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잠깐 좋다가 말았다"고 말했다. PCR 검사라는 까다로운 방역 조건을 충족시키는 대신 영업시간 연장을 보장 받는 취지의 사업이었지만, 수도권에 적용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파고'를 넘을 순 없었기 때문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영업장은 강동구와 마포구에 위치한 체력단련장 및 실내골프연습장으로 총 121곳이다. 이들 업체들에선 아쉬움을 표현하는 동시에 "현장의 혼란만 키웠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강동구 소재 헬스장 대표 B씨는 "직원들이 밤 12시까지 일하도록 다 세팅해둔 채로 운영했는데 연장이 되는지 구청에 계속 문의를 해도 답이 없다가, 9일 밤에 갑자기 문자로 안내를 받았다"며 "아예 (시범사업을) 안 했으면 나았을 것 같다. 시의 선심성 행정으로 사업장에서는 불필요한 혼란만 가중됐다"고 말했다. 상생을 위한 사업의 취지가 4차 대유행으로 퇴색한 데 따른 허탈감이다.

마포구에서 실내골프연습장을 운영하는 안모씨도 "직원들이 원하지 않는 PCR 검사를 계속 받아야 하니 월급도 5만원 정도 더 올려줬는데 시범사업이 끝났다"며 "시범사업 자체도 갑자기 시작했고, 끝나는 것도 갑자기였다. 연장 가능성도 기대했던 만큼 최소 1주일 전에는 알려줬어야 했는데 자영업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마포구 소재 실내골프연습장 대표 안모 씨가 9일 밤 자치구로부터 받은 서울형 상생방역 시범사업이 종료된다는 안내 문자 화면 캡쳐. 안씨 제공.

마포구 소재 실내골프연습장 대표 안모 씨가 9일 밤 자치구로부터 받은 서울형 상생방역 시범사업이 종료된다는 안내 문자 화면 캡쳐. 안씨 제공.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기간 한 달'은 처음부터 공지가 된 사실이고,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는 기간 연장 가능성도 있었지만 갑자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어쩔 수 없이 종료되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형 상생방역 시범사업은 처음부터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서울시가 중앙정부와 상의를 더 하고 준비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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