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부분 재택근무 비율 50% 이상
IT업계는 전 직원 재택근무 확산
외부 식당 이용 금지, 백신 접종자도 출장 불가 방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1,200명대를 넘어서면서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늘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에서 충정로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2호선 승강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라 12일부터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 수준인 4단계로 격상되면서 기업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힘입어 하반기 업황 반등을 기대했던 재계에선 또 다시 사업장 폐쇄 등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에 각 기업들은 재택근무 비율을 늘리고 대면 활동 금지에 나선 한편 내부 방역 지침도 강화하고 나섰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사업부를 대상으로 부서장들에게 부서당 30%까지 재택근무를 하도록 권고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재택근무자 비율은 별도로 정하지 않고 부서장 재량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해왔다.
반면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반도체 사업부의 경우 사내 방역 수칙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대면회의나 교육행사를 금지하고 중점관리시설 방문도 금지했다. 삼성전자는 또 27일부터 임직원과 상주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시행 중인 재택근무 50%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대외 활동 최소화에 나섰다. 불가피한 출장의 경우 부서장 승인하에 갈 수 있었지만, 12일부터는 별도 공지 시까지 모든 국내·외 출장을 금지했다. 백신 접종자에 한해 허용할 예정이었던 출장도 유보했다. 또 교육이나 회의, 사내 행사 등 대면 활동 또한 중지했다.
SK그룹은 이미 지주사인 SK㈜와 최고 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전 임직원에 대해 8일부터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40%였던 재택근무 비율을 전원(필수 인력 제외)으로 확대했다. 또 필수 수칙 준수하에 허용됐던 구성원 간 회식이나 외부 식사 및 미팅 등도 구내식당을 제외하고 전면 금지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정부의 방역 지침 완화에 맞춰 잠시 문을 열었던 체육 시설도 다시 닫는다. SK그룹의 이런 조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되는 동안 지속된다.
LG그룹 또한 8일부터 전 계열사에 대해 다음 주까지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40%에서 50%로 늘렸다. 임산부는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회식, 출장, 외부 미팅은 전면 금지하고, 회의도 10명까지만 참여할 수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엔 구성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의무적인 재택근무에 나서도록 했다. 아울러 절반 이상의 재택근무 권장 근무 지침도 적용키로 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에선 80% 이상 직원이 현재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통신사들도 재택근무 확대에 동참했다. SK텔레콤은 필수 근무 인력 외에는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시행하고 회식·모임, 출장을 중단했다. 또 꼭 필요한 회의나 보고는 비대면으로 시행한다. KT 역시 부서별 30% 이상 재택을 시행하고, LG유플러스는 팀장·임원은 주 2회 재택근무, 직원은 주 4회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제조업에 비해 원격 근무가 수월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재택근무 확대에 더 적극적이다. 이미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 제도를 유지할 방침이다. 주 3일 재택근무 체제였던 넷마블과 넥슨, 엔씨소프트도 12일부터 전면 재택근무로 전환한다. 자율출근제를 시행하던 크래프톤도 정부 지침 발표 전 선제적으로 전면 재택근무에 들어갈 방침이다.
다만, 업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재택근무 장기화에 따라 빚게 될 업무의 효율성 저하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신작인 '블레이드앤소울2' 등 여러 게임들은 재택근무 여파로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막바지 일을 집중해서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하면 업무 진행에 영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확진 상황이 심각해지는 만큼 재택근무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 일에 지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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