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척탑병원, ?대구·경북? 의료기관 최초 시행
지역 의료계 "의료인 술기에 따라 도움될 수도 있어"
"로봇수술 도입으로 인공관절 수술이 한층 더 진화될 것으로 믿습니다."
조영현(56가명)씨는 얼마 전 대구에서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을 적용한 사례는 대구·경북지역에서 최초다. 조씨는 "회복과 재활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들었다"며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큰 불편함이 없다. 빨리 걷고 싶다"고 말했다.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지난달 29일 대구 척탑병원에서 시행됐다. 대구·경북 의료기관 최초로 시행된 만큼 지역 의료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수기 수술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내비췄다.
관절수술이라고 불리는 인공관절치환술은 무릎 연골이 모두 닳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인공관절을 넣어 본래 무릎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수술이다. 시술자 무릎 부분에 인공관절을 넣을 위치를 확보한 후 절골, 연부조직 절개와 균형 맞춤 등의 과정을 거친다.
로봇수술은 인공관절을 매립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뼈를 깎아내는 절골 단계까지 적용된다. 수술을 보조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절골 단계는 인공관절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 중의 하나다. 인공관절이 제대로 삽입되지 않거나 오차가 있을 경우 다리 축이 맞지 않아 통증이 생기거나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키지 못해 관절의 수명이 짧아질 수도 있다.
로봇수술 과정을 짧게 살펴보면, 우선 환자의 허벅지와 정강이뼈 2곳에 센서 스캐너를 부착해 무릎 안쪽을 모니터에 띄운다. 이렇게 하면 실시간 3D영상으로 환자의 관절 부분 뼈 모양과 무릎 모양을 확인, 움직임까지 고려해 뼈의 절삭범위, 인공관절 삽입위치, 다리의 축의 반경범위 등까지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인공관절을 삽입할 부분의 절삭 부분을 mm단위의 오차까지 정확히 맞출 수 있다. 또 다리 축 정렬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내고 삽입하는 '절삭가이드' 절차가 필요없는 까닭에 출혈도 줄인다.
집도의는 모니터에 나타나는 수치를 보며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 특히 인공관절을 삽입 후 환자의 무릎 움직임을 즉시 3D화면으로 볼 수 있다. 수술 후 관절이 움직이면서 뼈와 관절이 정확하게 들어맞지 않아 생기는 불편함이나 통증을 없앤다. 움직임도 훨씬 자연스럽다.
그러나 로봇이 능사는 아니다. 로봇수술이 일부 사전 절차에만 관여하는 만큼 집도의의 임상경험과 술기 능숙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로봇이 고관절부터 무릎, 발목의 하지 정렬을 맞춘다 해도 다리 축과 인대의 균형을 잡는 것은 의사의 몫이다. 의료인의 술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로봇수술 자체가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또 드물게 나타나는 감염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도 의료인이 맡는 영역인데다 일각에서는 수기 수술이 뼈를 절삭할 때 강도조절이 더 용이하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시행되야 한다.
김진덕 정형외과 전문의는 "환자마다 관절염 진행에 따라 손상된 부위와 뼈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뼈를 맞출 수 있는 로봇수술의 역할이 크다"면서 "인공관절 수술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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