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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경쟁자' 최재형·윤석열 첫 대면... "정치 얘기 없이 인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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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경쟁자' 최재형·윤석열 첫 대면... "정치 얘기 없이 인사만"

입력
2021.07.09 08:00
수정
2021.07.09 09: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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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 전 원장 부친의 빈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독자 제공

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 전 원장 부친의 빈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독자 제공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 선언'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8일 최 전 원장의 부친 고(故)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빈소에서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 사정기관장 출신으로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 정치에 뛰어들었고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다면 향후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를 찾은 윤 전 총장과 만남을 가졌다. 검은 정장과 넥타이 차림의 윤 전 총장은 45분 간 빈소에 머물며 최 전 원장과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현재 야권 대권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과 '정통 보수 수호자'로서 윤 전 총장의 대안 후보로 기대를 받고 있는 최 전 원장의 첫 만남에 이목이 집중됐다. 두 사람은 정치와 관련한 대화는 나누지 않았고, 첫 만남인 만큼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고 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인 고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유언장. 맨 윗줄에 '대한민국을 밝혀라'며 최 전 원장 형제들에게 생전 마지막 뜻을 글로 남겼다. 정치권 관계자 제공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인 고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유언장. 맨 윗줄에 '대한민국을 밝혀라'며 최 전 원장 형제들에게 생전 마지막 뜻을 글로 남겼다. 정치권 관계자 제공


윤 전 총장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최 전 원장께서 정치를 하실지와 관계없이 존경받는 감사원장이셨고, 작고하신 어르신이 6·25전쟁 당시 나라를 지키신, 모든 국민이 존경하는 분이라 당연히 올 자리에 온 것"이라며 "최 전 원장과는 인사만 나눴다"고 했다. 최 전 원장도 "윤 전 총장께 조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며 조문 외의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최 전 원장은 전날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했지만 상(喪) 중인 만큼 당장의 정치 보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오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글씨로 남겨주신 말씀은 '대한민국을 밝혀라'였다"며 "제게 '소신껏 하라'고 마지막 육성을 남겨주셨다"고 소개했다. 부친의 유언에 따라 확고한 대권 도전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빈소를 조문한 뒤 나서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빈소를 조문한 뒤 나서고 있다. 뉴시스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 빨라지나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으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는 만큼 추도 기간 후 입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이날 빈소에는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정치적 동행'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접촉으로 최 전 원장의 입당시계는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전 원장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입당 시기는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어떤 형식으로 입당을 진행할지는 앞으로 긴밀하게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정진석, 권성동, 박대출, 유상범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조문했다.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근조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근조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최 전 원장의 중도 사퇴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 이례적으로 비판했었다. 빈소를 찾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께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라 하셔서 왔다"며 "(최 전 원장의 정치 참여는) 개인의 입장과 판단의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여권에서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빈소를 방문했고, 김부겸 국무총리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낸 조화도 빈소에 놓였다.

김현빈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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