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충북 방사광가속기 구축 부지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깨문'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5일 관훈토론에서 친문재인계 강성 지지층의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비토 정서를 지적하다 당내 금기시돼온 멸칭을 사용했다는 점에서다. 일부 대선주자들까지 송 대표 비판에 가세하면서 경선 관리의 공정성 시비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문계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가 당 최대 리스크 요인이 됐다"고 송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원팀을 얘기하면서 이미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힌 셈이 됐다"며 "당대표는 자기 생각만을 얘기해서는 안 된다. 안으로 '갈라치기'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몇 번 직접 소환한 것으로 모자라 김경율 회계사를 통해 조국 소환의 정점을 찍었다"고도 했다. 송 대표가 지난달 조국 사태를 사과했고, 대선후보 경선의 국민면접관으로 '조국 흑서' 공동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섭외했다가 취소한 사실을 문제 삼은 것이다.
경선 연기를 둘러싼 갈등으로 송 대표와 감정의 골이 깊어진 비(非)이재명계 주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대표는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경선이 시작되고 있는데 대표가 마치 특정 후보가 확정된 것처럼 발언했다. 편파적 발언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 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송 대표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처럼 친문계 강성 지지층을 비하하려는 의도로 사용한 게 아니라,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단합하자'는 게 발언의 취지였다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이날도 "페이스북 글 내용을 잘 보면 진심이 전달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송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린다. 비이재명계 대선주자를 돕는 한 의원은 "당원들의 충정을 비하하는 뜻의 표현을 쓴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부적절했다"며 "중립성을 의심받을 만한 발언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당내 비주류인 조응천 의원은 "대선에서 상대 후보를 찍는다면 큰일이라는 걱정이 왜 대표로서 없겠느냐"며 송 대표를 옹호했다.
치열한 경선 레이스를 관리해야 하는 송 대표가 언행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지사의 독주를 깨기 위한 '반(反)이재명' 연대가 가시화하는 마당에 친문계 강성 지지층 결집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 경쟁이 아닌 특정 후보에 대한 반대나 특정 세력의 지지를 의식한 합종연횡으로는 국민들의 관심을 붙잡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크다. 더욱이 경선 관리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로 확대되는 것은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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