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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자' 표심 그리 급했나…유승민·하태경 "여가부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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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자' 표심 그리 급했나…유승민·하태경 "여가부 폐지"

입력
2021.07.06 16:44
수정
2021.07.06 18: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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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도 "캠페인 정도 하는 부서"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지난 4일 경북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희망22 동행포럼 포항 창립총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유승민TV 캡처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지난 4일 경북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희망22 동행포럼 포항 창립총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유승민TV 캡처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6일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새로운 보수 지지층으로 떠오른 2030세대 남성을 향한 구애 전략이지만, 임금, 승진, 취업, 정치 참여 등 거의 모든 사회지표상 성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왜곡하는 정략적 발상이란 비판이 무성하다. 대선주자가 백래시(사회·정치 진보에 대한 반발)에 편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인구 절반이 여성이고 정부 모든 부처가 여성 이슈와 관계있다"며 "여가부라는 별도 부처를 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의 건강과 복지는 보건복지부가, 경력단절여성의 직업 훈련과 직장 내 차별 등은 고용노동부가, 성범죄·가정폭력 등은 법무부·검찰·경찰 등이 담당하면 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2017년 대선에서도 같은 공약을 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여가부 장관은 정치인이나 대선캠프 인사에게 전리품으로 주는 자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어느 여가부 장관은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국민들이 성인지를 집단 학습하는 기회'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이정옥 전 여가부 장관을 예로 들어 비판했다.

유 전 의원 논리엔 맹점이 많다. '정부 모든 기관이 여성 정책을 담당하겠다'는 것은 아무도 챙기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 전직 장관들의 자질 논란은 여가부가 존재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대통령의 인사 잘못에 기인하는 문제다. 다양한 정무직 공직 중 여가부 장관만 콕 집어 '전리품'이라 부르는 발상 자체에 성평등 비하 의도가 담겨 있다.

더구나 유 전 의원은 “타 부처 사업과 중복되는 여가부 예산을 의무 복무를 마친 청년들을 위해 쓰겠다”고 했는데, 이는 전형적인 젠더 갈라치기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남자 편'을 자처해 온 하 의원도 이날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 모임인 '요즘것들연구소' 시즌2 출범식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 들어 여가부는 사실상 젠더갈등조장부가 됐다"며 여가부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여가부를 폐지하고, 젠더갈등해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 2030세대에서 벌어지는 갈등 요소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가부 존폐가 당장의 사회적 이슈가 아닌데도 유 전 의원과 하 의원이 '여가부 폐지' 공약을 새삼 꺼낸 것은 역차별을 호소하는 2030세대 남성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준석 대표 당선 이후 국민의힘 당원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새로 편입된 '핵심 지지층'이 2030세대 남성이다.

이준석 대표도 거들었다. 이날 SBS 인터뷰에서 "여가부는 여성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안 좋은 방식"이라며 "'무임소 장관'이라 부를 만큼 캠페인 정도 하는 부서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실 분은 여가부 폐지 공약을 제대로 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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