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8인의 후원회장 인선이 5일 마무리됐다. 정치인의 후원회장은 정치자금 모금을 지휘한다. 더 중요한 역할이 있다. 이미지와 메시지로 정치인의 강점을 부각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것이다.
이재명-친노, 정세균-셀럽, 이낙연-TK... 보완재 세웠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후원회장은 노무현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인 강금실 전 장관이 맡는다. 강 전 장관은 친노의 상징적 인사로, 여권 비주류인 이 지사가 주류 정통성을 채우기 위해 강 전 장관을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강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가치를 실천한 분"이라며 "이 지사가 강 전 장관 모시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이 지사 캠프에 여성 인사가 많지 않아, 무게감 있는 여성 정치인 중심으로 찾았다는 후문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배우 김수미씨를 후원회장으로 택했다. 정 전 총리는 정치 경험 당내 세력에 비해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게 약점인 만큼, 누구나 잘 아는 배우를 섭외했다. 김씨가 출연하는 TV프로그램 '수미네 반찬'과 정 전 총리의 슬로건인 '밥 짓는 경제 대통령'도 맞아떨어진다. 김 씨는 2016년 20대 총선 때도 정 전 총리의 서울 종로 선거를 도왔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후원회장은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맡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1대 총선 때도 이 전 대표의 후원회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경북 의성 출신에 현재 경북대 교수다. 이 전 대표가 전남 영광 출신의 호남 정치인인 것을 감안해 외연확장형 후원회장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친문, 박용진-달동네, 김두관-균형발전...각양각색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을 후원회장으로 선정했다. 대선 출마선언문에서 '촛불'을 말한 유일한 주자로서, 친문재인계 표심을 적극 끌어안겠다는 취지다.
김두관 의원은 지방자치 분야 권위자인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를 후원회장으로 택해 지방균형발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최문순 강원지사의 후원회장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맡았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지사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달동네 신부'로 불리는 뉴질랜드 출신 안광훈(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를 후원회장으로 선임했다. 50년 전 한국에 정착한 뒤 빈민 구제 활동에 힘써온 안 신부를 박 의원은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 왔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15명의 공동 후원회장을 세웠다.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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