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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 위기' 이재명, 지지층 결집 얻지만 '중도·실용'엔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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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 위기' 이재명, 지지층 결집 얻지만 '중도·실용'엔 마이너스

입력
2021.07.06 00: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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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경북 안동시 도산면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시인의 외동딸 이옥비 여사와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경북 안동시 도산면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시인의 외동딸 이옥비 여사와 손을 잡고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제공

“왜 이렇게 편향된 생각만 가진 사람들을 공직자로 발탁해서 쓰는 건가.”(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도자는 자기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5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미군 점령군' 발언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야권에선 이 지사의 ‘이념 편향성’을 계속 문제 삼고, 여권 대선주자들도 한목소리로 ‘발언 리스크’를 지적한다. 우군은 하나 없고 적만 그득한 형국이다. 캠프는 내심 지지층 결집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지만, 논란을 빨리 진화하지 않으면 이 지사가 목표로 하는 ‘중도 확장력’을 약화시킬 거란 지적이 적지 않다.

1일 미 점령군 발언이 공개된 뒤 여야 대선주자들의 집중포화는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 지사는 당일 출마선언 후 경북 안동의 이육사문화관을 찾아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튿날 당장 “우리가 소련 편에 섰어야 한다는 얘기냐”(원희룡 제주지사), “대통령 되면 주한미군을 몰아낼 거냐”(유승민 전 의원) 등 격한 비난이 야권 주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민주당 대통령들은 한 번도 이런 식의 불안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이 지사 캠프 측은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야권의 거센 견제를 받을수록 여권 지지층은 결집하고 민주당 내 ‘반(反)이재명’ 연대 고리도 약해질 수 있다는 논리를 든다. 실제 5일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이 지사의 점령군 발언을 “매우 얄팍한 술수”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한 캠프 관계자는 “논쟁이 고조되는 수위와 반비례해 민주당 내 다른 후보들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도 ‘색깔론’ 프레임에 역으로 갇히는 게 캠프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4일 충북 청주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국민면접에서 후보들이 블라인드 면접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충북 청주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국민면접에서 후보들이 블라인드 면접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윤 전 총장이 점령군 발언을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공격하자, 이 지사가 직접 재반박에 나선 것도 ‘편가르기를 통한 지지층 결집’ 효과를 겨눈 노림수로 보인다. 5일 캠프 측은 “이 지사의 직접 대응은 여기서 멈추고, 이제 민주당 의원 차원의 개별 대응을 기다린다”고 했다. 이에 김태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전 총장의 철지난 색깔론이 유감스럽다”며 논쟁에 참전했다.

물론 과거사 논란이 이 지사가 꾀해 온 중도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진 미지수다. 그간 이 지사는 출마선언을 계기로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리더’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점령군 논쟁은 변신을 시작하기도 전에 ‘급진적 개혁가’ 이미지를 다시 부각하는 악재가 될 수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인터뷰에서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기도 바쁜데 왜 해방 전후사의 인식을 논쟁해야 되느냐”고 비판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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