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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김빠진 국민면접… 민주당 경선 관리 빨간불

입력
2021.07.05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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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9명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취업준비생의 현장 집중면접‘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기호순) 추미애,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9명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취업준비생의 현장 집중면접‘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기호순) 추미애,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9명의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4일 ‘대통령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면접시험을 치렀다. 200명의 세대별 면접단은 정부의 부동산 실정과 코로나 정국의 고된 민생 등을 따져 물었다. 전문 면접관인 3명의 패널은 민주당의 내로남불 등 공격적 질문으로 후보들을 압박했다. 세대별 면접단이 나선 국민면접 1부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흥행을 노렸다. 답변에서 후보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등 일부 준비 소홀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가리고 음성까지 변조하는 등 나름의 공정성을 담보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하지만 전문면접관 구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야심 차게 준비한 국민면접은 출발부터 빛이 바랬다. 당초 위촉했던 3명 가운데 2명이 도중하차했다. ‘조국 흑서’의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가 당 안팎의 반발에 부닥쳐 교체됐고 논란이 번지자 또 다른 패널마저 사의를 표했다. 이 와중에 김 회계사 후임으로 급하게 섭외했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까지 고사했다. 민주당 강성파뿐 아니라 일부 후보들도 패널 구성을 강하게 비판했고, 몇 차례 교체 소동 끝에 최종 전문 면접관은 행사 하루 전에야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취준생이 심판을 교체했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올 정도로 이미 국민면접 취지는 상당히 훼손되고 말았다.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민주당의 고심을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가 큰 격차로 리드하면서 경선 구도의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조국의 강’을 건너고 경선 흥행을 도모할 다목적 카드로 김경율 회계사를 선택한 게 아닌가 싶다.

다만 아쉬운 것은 민주당 지도부의 준비 소홀이다. 앞서 경선 연기론을 둘러싸고 후보자 간에 첨예하게 대립했던 점을 감안하면 면접 패널 선정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경선 시작과 함께 선수로 뛰는 후보들이 심판을 교체하는 이례적 상황을 초래한 것 자체가 나쁜 선례다. 아무리 대선 레이스 흥행이 다급해도 지도부가 공정한 경선 관리의 의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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