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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군사압박 반성하라”... 미국 작심 비판한 中 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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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군사압박 반성하라”... 미국 작심 비판한 中 왕이

입력
2021.07.04 19: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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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행사 기조연설서 美외교정책 싸잡아 비난
"북핵, 대화·협상 통한 평화적 해결이 원칙" 강조
신장·홍콩 인권 문제엔 "중국 내정에 간섭 말라"
美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역사의 퇴보... 쓰레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일 베이징 칭화대에서 열린 제9회 세계평화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일 베이징 칭화대에서 열린 제9회 세계평화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반성’을 요구했다. 미국의 대만 정책에 대해서도 “매우 위험하고 잘못됐다”고 했고, 이란 핵합의 파기의 미국 책임론도 거론했다.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서구의 반(反)중국 전략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을 싸잡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베이징 칭화대에서 열린 제9회 세계평화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은 수십 년간 지속한 북한에 가한 위협과 압박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이 기본 원칙이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병행하는 게 올바른 길”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대북제재 결의의 ‘가역 조항’을 조속히 발동해 북한의 경제ㆍ민생 개선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신장 지역과 홍콩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데 대해서도 왕 부장은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노골적 불만을 표했다. 그는 “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거나 발전을 방해한 적이 없으며, 타국이 중국 내정을 간섭하거나 발전을 가로막는 걸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세력도 국가의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하려는 중국 인민의 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대만을 ‘분할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전제한 뒤 “조국의 평화통일 추진은 중국 정부가 견지해 온 방침으로, 미국 일부 세력이 대만 독립 세력을 지원하는 건 매우 잘못되고 위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과 관련해서도 “외세와 결탁한 일부 세력이 공공연히 ‘홍콩 독립’을 주장하며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건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중동 현안에 대해서도 미국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왕 부장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촉발시킨 당사자로서 책임 있는 방식으로 아프간 상황의 평화적·안정적 이행을 보장해야 한다”며 “(미군 철수로) 아프간에서 혼란이나 전쟁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이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최고의 압박을 가한 게 현 이란 핵 위기의 본질적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4개 협력체)로 대표되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역시 도마에 올렸다. 왕 부장은 “집단 대결을 부추기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지역 기반의 작은 패거리를 만들려는 것으로, 냉전 사고의 부활이자 역사적인 퇴보”라며 “쓰레기 더미 속으로 쓸어 버려야 한다”고 독설을 날렸다.

다만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남기긴 했다. 홍콩 명보는 왕 부장이 미중정상회담 연내 성사 여부에 대한 질문에 “중국은 당연히 대화 회복을 희망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미국의 성의 여부를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왕 부장은 이날 “지금의 중국은 100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라고도 했는데,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중화민족이 지배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했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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