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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신고제 한 달, 혼란은 여전…설상가상 쪼그라든 전세 물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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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신고제 한 달, 혼란은 여전…설상가상 쪼그라든 전세 물량

입력
2021.06.29 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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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피하려 보증금·월세 조정 부작용
모호한 규정에 '탁상행정' 비판도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가 전날 계약된 전세 매물 안내문을 떼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가 전날 계약된 전세 매물 안내문을 떼고 있다. 연합뉴스

'임대차 3법'의 마지막 퍼즐인 주택 임대차신고제(일명 전·월세신고제) 시행 한 달이 다가오지만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전월세신고제가 전세난을 부추긴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이달 들어 7% 가까이 감소했다.

28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4건으로 한 달 전(2만1,519건)보다 6.9% 줄었다. 1년 전(4만3,223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관악구는 한 달 사이 전세 매물이 24% 증발했다. 동작구와 강서구 등도 20% 넘게 감소했다.

매물이 줄면서 전세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주택 전세가격은 0.90%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오름폭이 줄었지만 지난달 0.62%가 오른 뒤 이달엔 상승폭이 더 커졌다. 신고제 도입 당시 일각에선 과세자료로 활용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전세 매물 감소를 예상하기도 했다. 아직 통계로 잡히지는 않아도 부정적인 영향이 일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전·월세신고제는 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임대기간, 임대료 등 계약내용을 신고하도록 해 시장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먼저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로 인한 전세 매물 감소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월세신고제까지 더해져 전세시장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목소리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 기준에 맞춰 월세나 보증금 가격을 조정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관악구 봉천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어떤 임대사업자는 지난달 보증금 1,000만 원·월세 33만 원에 내놓았던 원룸을 신고 제외 기준인 월세 30만 원으로 내리면서 '대신 관리비를 더 받을 계획'이라고 귀띔했다"고 전했다. 서대문구에서 원룸 임대사업을 하는 최모(51)씨는 "세입자 보호 측면에서 신고제 도입에 찬성한다"면서도 "정부가 임대사업자를 쥐 잡듯이 잡는데 신고제까지 도입하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월세신고제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고시원의 경우 업주들 대부분이 건물을 임차 후 다시 입주자에게 임대하는 '전대차'가 많은데, 신고 대상에 전대차는 포함되지 않는다. 시장 정보 취합을 통한 투명성 제고라는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 송파구의 한 고시원 관계자는 "거주 예상 기간이 불확실한 일용직이나 신용불량자들이 고시원에 많다"며 "거의 다 신고를 꺼리는데 고시원을 신고 대상에 포함시킨 게 도통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추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추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모호한 신고 기준도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신고 기준 30일이 넘는 단기 계약의 경우 개인 사정에 따라 '단기 거주'라는 점이 분명하면 그 이상을 거주했더라도 신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제주도 '한 달 살기'가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정이 없어 각 지자체 판단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중구의 한 고시원 관계자는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전·월세 신고를 요구한 입주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인턴 목적으로 묵는 청년들이 많은데, 기준이 모호해서 유예기간은 두고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주민센터로 관련 문의가 하루에도 수십 건씩 들어오고 있다"며 "본인이 신고 대상인지 여부를 묻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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