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오르는데 가슴이 뻐근하고 호흡이 가쁘다면…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는데 가슴이 뻐근하고 호흡이 가쁘다면…

입력
2021.06.28 23:30
수정
2021.06.29 19:00
0 0

[전문의에게서 듣는다] 김병극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김병극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 등 운동을 할 때 전에 없던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이 생기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관상동맥이 지방이 쌓이는 등 다양한 이유로 좁아지면 심장근육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가슴 통증ㆍ호흡곤란 등이 생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관상동맥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협심증 환자는 2015년 59만여 명에서 2019년 68만여 명(남성 40만여 명, 여성 28만여 명)으로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장 질환 치료 전문가’인 김병극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운동 시 호흡이 가쁘고 통증이 느껴지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갈 때가 많다”며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할 때 ‘가슴이 타는 듯하다’ ‘숨이 차 헐떡거린다’ ‘뻐근하다’ ‘따갑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협심증 등 관상동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2020년 제18회 화이자의학상 임상의학상을 받을 정도로 심혈관 질환 치료·연구에 천착하고 있다.

-협심증ㆍ심근경색 같은 관상동맥 질환이 생기는 이유는.

“심장이 원활히 운동할 수 있도록 심장근육에 혈액을 전달해주는 혈관이 관상동맥이다. 그런데 관상동맥이 지방 등이 쌓여 좁아지면 심장근육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할 수 없게 된다(심장 허혈). 그러면 가슴 통증ㆍ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협심증이 발병한다.

협심증은 안정성과 불안정성으로 나뉜다. '안정성 협심증(stable angina)’은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나타난다. 그런데 혈관이 더 좁아지거나 콜레스테롤 같은 기름기와 각종 노폐물이 엉겨붙으면 혈관 속 동맥경화반이 파열될 수 있다. 그러면 안정을 취해도 흉통이 생기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 통증 강도가 심해진다. 10~20초에 그쳤던 통증이 몇 분씩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불안정성 협심증(unstable angina)’일 수 있다.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증ㆍ혈전ㆍ혈관 수축 등으로 완전히 막혀 심장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으로 악화하면 극심한 통증이 오래 지속된다. 심근경색이 생기면 병원 도착 전 40%가 사망하고, 병원 도착 후 적극 치료해도 5%가 목숨을 잃는다. 참고로 불안정성 협심증ㆍST 분절 비상승 심근경색(Non-ST-segment Elevation Myocardial InfarctionㆍNSTEMI)ㆍST 분절 상승 심근경색(ST-segmentelevation Myocardial InfarctionㆍSTEMI) 등 세 가지를 통틀어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ute Coronary SyndromeㆍACS)’이라고 한다.”

-협심증을 어떻게 검사ㆍ치료하나.

“혈관조영술(혈관에 조영제를 넣은 뒤 X선 촬영해 혈관 모양을 알아낸다)ㆍ초음파검사ㆍ광간섭단층촬영(OCTㆍOptical Coherence Tomographyㆍ심장 혈관 내부를 3차원 이미지로 상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돕는 심장 혈관 영상 장치) 등 심장 혈관 영상 검사로 알아낸다. 혈관 기능 소실 여부를 수치로 정확히 제시하는 혈관 기능 검사를 추가하기도 한다.

협심증은 약물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피를 묽게 해 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하는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 동맥경화 진행을 막고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스타틴계 약, 통증을 조절하는 협심증 약 등을 복용한다. 평생 협심증 약을 먹어야 하므로약 복용을 꺼리는 환자가 있는데 평생 먹어도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기지 않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증상 유무와 진행에 따라 약물 개수와 용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약물 치료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하면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stent) 시술을 한다. 스텐트 시술이 점점 환자 맞춤형으로 최적화(optimization)되고 있다. 약물 코팅된 스텐트가 나와 혈관이 다시 좁아지는 재협착률도 5% 미만으로 줄었고, 재질도 아주 얇아졌다. 혈관 영상 기술 발달로 스텐트를 병변에 정확히 넣어 제대로 부착됐는지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기법도 크게 발전했다. 시술 후 약 복용 기간도 1년에서 6~9개월, 더 짧게는 3개월 미만으로 줄었다. 재협착ㆍ심근경색ㆍ뇌졸중 등을 예방하기 위해 먹는 약도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플라빅스)ㆍ티카그렐러(브릴린타) 등 P2Y12억제제를 병용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Dual Antiplatelet TherapyㆍDAPT)’이 쓰이고 있다.”

-협심증 환자에게 당부할 말은.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5회 이상 40분간 시행하는 등 적절한 운동과 신선한 채소 위주의 식습관을 권장한다. 특히 협심증ㆍ심근경색 환자는 퇴원 후에도 심혈관 질환 유발 인자를 관리해야 한다. 이 중에서도 ‘나쁜’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반드시 조절해야 한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으면 낮을수록 더 좋다(the lower, the better)’. 따라서 수치를 70㎎/dL 미만으로 낮출 수 있게 약물 치료를 하는 게 좋다. 또한 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ㆍ고콜레스테롤혈증ㆍ고혈압ㆍ비만ㆍ60세 이상ㆍ흡연ㆍ가족력이 있으면 의심 증상이 생길 때 검사를 받아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