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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보호? 손대지 말고 숲에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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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보호? 손대지 말고 숲에 맡겨라

입력
2021.06.24 16:00
수정
2021.06.25 15:5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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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의 자작나무숲. 최흥수 기자

경북 영양의 자작나무숲. 최흥수 기자

자연 보호, 환경 보호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인간의 모든 활동은 진정 자연을 위한 것일까. 독일의 세계적 생태작가이자 숲 보호 활동가인 페터 볼레벤의 대답은 "아니오"다. 오히려 인간이 숲을 가꾸고 보호하는 데서부터 숲의 위기가 시작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저자는 그 원인을 숲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에서 찾는다. 자연의 생명체로서 나무와 숲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속내는 임업을 위한 보호와 관리 차원에서, 즉 자원이자 상품으로서 나무를 대하기 때문이라는 것. 저자는 유행에 따라 수종을 선택하고, 문제가 생기면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또다시 나무를 심는 게 오늘날의 자연 보호라고 일갈한다.

녹색 에너지로 알려진 풍력 발전과 바이오매스의 허상도 파헤친다. 산에 풍력발전기를 세우고 목재 펠릿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대량 방출되고, 야생동물은 서식지를 잃는다. 저자는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면서 녹색 에너지를 생산하기보다는 에너지 절약에 적극 나서는 게 진정한 자연 보호임을 설득력 있게 지적한다.

그럼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는 그냥 내버려두라고 한다. "자연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 능력으로 늘 최적의 상태를 유지한다. 숲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숲에게 맡겨라."


숲, 다시 보기를 권함·페터 볼레벤 지음·더숲 발행·372쪽·1만8,000원

숲, 다시 보기를 권함·페터 볼레벤 지음·더숲 발행·372쪽·1만8,000원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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