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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여의도 전문가는 왜 야권 내부에 칼을 꽂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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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여의도 전문가는 왜 야권 내부에 칼을 꽂았나

입력
2021.06.22 14:00
수정
2021.06.22 14:44
0 0

"'윤석열 X파일' 입수" 폭로한 장성철
"야권의 대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공개"
"윤석열 끌어내리려 했다면 내용 공개했을 것"
내부의 '정치공작' 주장에 섭섭함 드러내기도

2018년 본보와 인터뷰할 당시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8년 본보와 인터뷰할 당시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한 의혹이 담겼다고 알려진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동시에 해당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힌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이 누구인지, 야권 성향으로 알려진 그가 왜 윤 전 총장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는지, 의문도 증폭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권 내부에서는 그의 폭로를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장 소장 본인은 "야권의 리스크매니지먼트(위험 관리)를 위해 밝혀야겠다는 의도였다"며 섭섭함과 불쾌함을 표현하고 있다.

장성철 소장은 누구?

2018년 출간된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의 책 '보수의 민낯, 도전 2022'. 장 소장은 "보수가 망하게 된 출발점인 2016년 막장공천의 민낯을 밝히고, 2022년 정권 교체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썼다"고 책을 소개한다. 장성철 소장 페이스북 계정 캡처

2018년 출간된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의 책 '보수의 민낯, 도전 2022'. 장 소장은 "보수가 망하게 된 출발점인 2016년 막장공천의 민낯을 밝히고, 2022년 정권 교체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썼다"고 책을 소개한다. 장성철 소장 페이스북 계정 캡처

장 소장은 1996년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공채를 통해 입문해 25년 동안 정치권에 몸담았다. 2000년 이부영 한나라당 의원실 비서관을 거쳐,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공보팀장을 지냈다.

이후 김무성 전 의원이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지낼 때 모두 보좌관을 지내다 2018년 3월 의원실을 떠나 정치평론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장 소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윤석열 X파일'을 입수했다. 이런 의혹을 받는 분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힘들겠다는 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밝히며 처음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해명①: "야권의 '리스크매니지먼트'를 위해 공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박수 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박수 치고 있다. 뉴시스

장 소장은 논란이 가열되자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글을 올리게 된 취지를 해명하고 나섰다.

21일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윤 전 총장 측의 전력과 대응 방식을 보면 방어가 힘들 것 같으니 입수해서 잘 준비하고 대응을 잘하라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X파일을 입수했다고 밝혔을 때)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이 와서 달라고 하면 이 문서를 주고 나는 파기하겠다'고 얘기했다. 공작을 하려고 했으면 그런 얘기를 왜 썼겠냐"고 덧붙였다.

그는 "'윤 전 총장은 대권 주자로서 안 돼'라는 식(의도)으로 올렸다면 내용을 다 공개했을 것"이라며 "오해를 받고 있어서 상당히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나는 윤 전 총장이 잘 준비하고 대응해서 정권 교체의 선봉장으로 섰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명②: "(김재원 의원이) 갑자기 파일 안 받겠다고 하고선 나를 공격"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왼쪽 두 번째)와 김기현(왼쪽 첫 번째) 원내대표가 김재원(맨 오른쪽) 최고위원의 발언에 환하게 웃고 있다. 오대근 기자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왼쪽 두 번째)와 김기현(왼쪽 첫 번째) 원내대표가 김재원(맨 오른쪽) 최고위원의 발언에 환하게 웃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장 소장은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국민의힘에 문건을 전달하려고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19일 이준석 당대표에게 문건을 전달하기 위해 전화했으나 안 받았고 콜백도 안 왔다. 그래서 그날 페이스북으로 밝혔다"고 했다.

그는 "다음 날 국민의힘 최고위원 중 한 명이 그것을 달라고 했다가 갑자기 '안 받겠다. 주지 말아라. 괜히 내가 오해받는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이런 정황에도) 잘 모르는 분들이 저에 대한 어떤 감정을 갖고 공격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22일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해당 최고위원이 김재원 의원이라고 밝히며, "김 의원이 내게 '야권에 수류탄을 던졌다'고 (공격)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돕고 있지 않을까, 그러니 그에게 흠집 날 수 있는 일이 벌어졌으니 공격한 게 아닐까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해명③: "평론가 글을 누가 기사 쓰겠나... 파장 커질 줄 몰라"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 장성철 소장 페이스북 계정 캡처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 장성철 소장 페이스북 계정 캡처

장 소장은 파장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그는 "이름 없는 일개 정치평론가 페이스북을 보고 누가 기사를 쓸 줄 알았겠나"라며 진행자를 향해 "내 이름을 알았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진행자가 '대통령 후보의 공보도 했고 당대표의 보좌관도 했는데 공개해도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고 하자, 그는 "지금껏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많이 썼는데 한 번도 기사화된 적이 없다. X파일의 내용을 쓴 것도 아니다"라며 논란을 예상 못 했다고 했다.

그는 또 "최재형 감사원장 출마 문제와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의 사퇴가 섞이다 보니, 유능한 정치분석가들이 소설 쓰기 좋은 현상이 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윤석열 X파일' 내용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장 소장이 지금까지 밝힌 언론 인터뷰 내용을 종합하면 그가 입수한 윤 전 총장 관련 문건은 2가지로 총 20개의 의혹이 정리돼 있다. 하나는 4월 말, 또 다른 하나는 6월 초에 작성됐다. 장 소장은 "4월 문건은 특정 기관에서 작성한 것이고, 6월 문건은 여권에서 작성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했다.

장 소장에 따르면, 4월 문건은 윤 전 총장의 A부터 Z까지 총정리한 문건이다. 좌우명, 어디서 태어났고, 어디서 근무했고, 배우자와 장모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의혹이 있는지 정리돼 있다고 한다.

6월 문건은 세 개의 챕터로 나뉘어 윤 전 총장 본인, 배우자, 장모에 관한 의혹을 각각 정리하고 있다. 장 소장은 여기에 '정치적으로 공격할 거리다' '이 의혹은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등의 주석이 달려 있다며 "6월 문건이 향후 문제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이 문건들은 "혼자 작성하기 힘든 문건"이라며 "대선 때마다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만드는 검증 자료가 조금씩 흘러나온 것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 경찰, 검찰이 동원돼서 만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다만, 21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계좌에 돈이 얼마 들어가 있다'는 것도 의혹들 중 하나로 돼 있다"며 "다른 쪽에서 개입한 부분이 있다고 추측한다"고 밝혔다. '뉴스공장'에서는 이에 대해 "최소한 기관 정보를 가져올 수 있는 누군가가 개입돼 있다고 추측한다"고 풀어서 말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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