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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바타 로봇 카페’ 오픈…중증장애인도 바리스타 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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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바타 로봇 카페’ 오픈…중증장애인도 바리스타 취업

입력
2021.06.22 04:30
수정
2021.06.22 17: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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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니혼바시 '분신로봇카페 DAWN'?
3종류 아바타 로봇이 근무 시스템
장애인, 환자 등이 집에서 로봇 조종

21일 일본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 오픈한 '분신로봇카페 DAWN'에서 전직 바리스타가 원격으로 조종하는 '텔레 바리스타' 로봇이 '프렌치 프레스'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21일 일본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 오픈한 '분신로봇카페 DAWN'에서 전직 바리스타가 원격으로 조종하는 '텔레 바리스타' 로봇이 '프렌치 프레스'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일을 할 수 없었는데, 여기서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관계를 맺을 수 있어 기쁩니다.”

21일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서 그랜드오픈 행사를 가진 ‘분신로봇카페 DAWN’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이라가시 히로유키씨는 아바타(분신) 로봇 ‘오리히메’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는 총 세 종류의 아바타(분신) 로봇이 있다. 하나는 이 카페를 만든 회사 ‘오리연구소’의 대표 상품인 ‘오리히메’로, 높이 23㎝의 탁상용이지만 두 팔을 들었다 내렸다 하고 고개를 상하좌우로 돌리며 손님과 대화를 한다. 120㎝ 높이의 ‘오리히메-D’는 커피를 서빙하고, 가장 복잡한 동작이 가능한 ‘텔레 바리스타’는 ‘프렌치 프레스’ 방식으로 직접 커피를 내린다.


21일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서 그랜드오픈 행사를 가진 ‘분신로봇카페 DAWN’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이라가시 히로유키씨가 아바타(분신) 로봇 ‘오리히메’를 통해 기자와 대화하고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21일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서 그랜드오픈 행사를 가진 ‘분신로봇카페 DAWN’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이라가시 히로유키씨가 아바타(분신) 로봇 ‘오리히메’를 통해 기자와 대화하고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이들 로봇은 손님과 계속 대화하지만 말하는 주체는 인공지능(AI)이 아니다. 일본 전국 각지에서 이 로봇을 조종하며 바리스타로, 서버로, 주문을 받는 사람으로 일하고 있는 ‘파일럿’이다. 총 50명의 파일럿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SL), 이른바 ‘루게릭병’ 같은 난치병 환자나 중증 장애인, 기타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집에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누워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와병 환자도 있고, 손으로 스마트폰 앱 화면을 터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이 회사가 개발한 ‘오리히메 아이(eye)’라는 입력 도구로 파일럿의 눈동자 움직임을 감지해 조종한다. 말하기 어려운 파일럿은 인공 음성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종류의 장애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오랜 연구 개발 과정을 거쳤다. 이들이 원격으로 일하는 170㎡의 카페는 입구부터 모든 공간을 휠체어 이동이 편리하고 각종 장애에 대응할 수 있는 완벽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장애물 없는)로 설계됐다.

21일 일본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 오픈한 '분신로봇카페 DAWN'의 오프닝 행사에서 오리연구소 창업자인 요시후지 겐타로(吉藤健太朗ㆍ34) 대표가 '오리히메-D'와 함께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21일 일본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 오픈한 '분신로봇카페 DAWN'의 오프닝 행사에서 오리연구소 창업자인 요시후지 겐타로(吉藤健太朗ㆍ34) 대표가 '오리히메-D'와 함께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도쿄=최진주 특파원

현재 개발되거나 사용 중인 대부분의 로봇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작동된다. 하지만 2012년 와세다대 재학 중 ‘인류의 고독을 기술로 해결한다’는 가치를 내걸고 오리연구소를 설립한 요시후지 겐타로(吉藤健太朗·34) 대표는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밖에서 일할 수 있고, 사람과 접촉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분신 로봇의 개발을 목표로 했다. 애초 자신이 초~중학생 때 3년 반 동안이나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있었던 고통스런 경험에서 착안, 장기 입원 중인 어린이를 가족과 연결하는 도구로서 개발한 것이 최초의 ‘오리히메’였다.

오리연구소는 인터넷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아 2018~2020년 총 네 차례, 각각 1~2주일 동안 테스트 카페를 열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 개발을 거듭해 상설 카페를 내놓게 된 것이다. 테스트 카페에서 일했던 ‘파일럿’ 중 일부는 모스버거, NTT,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채용돼, 오리히메와 함께 일하고 있다.

21일 일본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 오픈한 '분신로봇카페 DAWN'의 내부 모습. 도쿄=최진주 특파원

21일 일본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 오픈한 '분신로봇카페 DAWN'의 내부 모습. 도쿄=최진주 특파원

요시후지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사람은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전제하에 운영된다”며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도 분신로봇카페에선 일할 수 있고, 사람과 대화하며 연결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소의 자문을 맡고 있는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乙武洋匡)는 축사를 통해 “대학교 1학년 때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몇 번이나 떨어지고 나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인가, 앞으로 직업도 가질 수 없는 것인가’ 하고 절망에 빠진 적이 있다”며 “오리연구소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의 취업을 가능케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파일럿은 도쿄 최저시급 기준인 1,100엔을 받는다.

21일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서 그랜드오픈 행사를 가진 ‘분신로봇카페 DAWN’의 입구. 도쿄=최진주 특파원

21일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서 그랜드오픈 행사를 가진 ‘분신로봇카페 DAWN’의 입구. 도쿄=최진주 특파원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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