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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집결한 택배기사 노조원들... 17일 택배대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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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집결한 택배기사 노조원들... 17일 택배대란 되나

입력
2021.06.15 17:00
수정
2021.06.15 22: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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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에서 분류작업 배제 등을 요구하는 상경투쟁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에서 분류작업 배제 등을 요구하는 상경투쟁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15일 오후 2시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기사 4,000여 명이 서울 여의도공원으로 몰려들었다. 노조가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간 건 지난 9일. 전날까지만 해도 개별 사업장에서 배송 거부 투쟁을 이어가던 이들이 대규모 상경 집회로 강도를 높인 것이다.

택배노조는 이날 1박 2일간의 '노숙 투쟁'에 돌입했다. 정부와 택배 노사가 참여하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 기구' 최종 회의가 15, 16일 이틀간 열리기 때문이다. 합의안 도출을 촉구하는 농성인 셈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날 16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방역수칙 위반 여부 등을 엄정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그간 파업 수위를 점차 끌어올렸다. 택배노조 조합원은 전국 택배기사(5만여 명)의 10% 수준인 6,500명가량인데, 초기엔 이 가운데 2,100여 명만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14일엔 우체국 소속 택배노조원 약 120명이 여의도우체국 청사가 있는 포스트타워를 기습 점거하더니, 이날은 전체 노조원의 70% 가까운 인원이 일손을 놓는 지경에 이르렀다.

16일에 '최종합의서' 나올까

15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상경투쟁하고 있는 택배노조 조합원들. 이한호 기자

15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상경투쟁하고 있는 택배노조 조합원들. 이한호 기자

노조의 요구는 "현실적인 합의안을 최대한 빨리 현장에 적용하라"는 것이다. 노조는 그간 택배기사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선 배송이 아닌 분류작업은 택배사가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1월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 노사정 3자 간 사회적 합의가 성사됐다. 하지만 택배사가 준비 기간 등을 이유로 '1년 유예'를 요청하면서 합의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정부 제안으로 나온 근로시간 감축 방안도 "일하는 시간이 줄면 수익이 감소하니 수수료를 올려야 한다"는 노조 측의 반발이 거세다.

이날 회의에서 분류작업 배분에 대한 노사의 의견차는 상당부분 좁혀졌다. 하반기 중 분류 인력과 비용을 택배사가 투입하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택배기사를 분류작업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시간 감축에 따른 임금 보전은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있다. 16일 이어지는 회의에서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파업 사태는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제품 발 묶여" 도미노 배송 지연 조짐

택배노조 파업 일주일째인 15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 일부 택배회사 분류장이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택배노조 파업 일주일째인 15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 일부 택배회사 분류장이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파업이 길어지자 배송 지연 사태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체 기사 수에서 택배노조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택배 배송은 물건들이 각지에서 거점 역할을 하는 대형 물류센터에 모였다가 지역 대리점으로 퍼진 뒤 다시 집 앞까지 이동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부 구간이 마비되면 배송 지연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이미 일부 대리점은 배송 접수 제한에 들어갔다. 미리 받은 물량을 소화해내기 위해 일부에선 관리직 직원들까지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울산과 경남 창원·거제, 경기 성남·광주·이천, 서울 은평, 전북 군산·정읍 등지에서 배송이 계속 밀리고 있다.

주로 패션 쇼핑몰이 입점해 있는 오픈마켓 관계자는 "'주문한 물건이 도대체 언제 도착하냐'는 고객 문의가 계속 밀려들어서 입점 업체들이 난감해하고 있다"며 "기다리다 지친 고객이 배송을 취소해도 물건이 터미널에 갇혀 있어 반품도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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