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영상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본격적인 여름이다. 피부 관리 못지않게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바로 손ㆍ발 등 많은 땀이 나는 다한증이다.
땀 나는 부위는 손, 발, 겨드랑이, 머리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난다. 땀이 많이 나면 겨드랑이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나고, 발의 악취뿐만 아니라 굽 높은 구두나 슬리퍼를 신을 수 없을 정도로 미끄러워진다. 2016~2020년 다한증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이 1만5,000명 정도였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다한증 환자, 하루 2~5리터씩 땀 흘려
다한증은 긴장하거나 더우면 손발에 땀이 많이 나는 질환으로, 생리적인 요구보다 비정상적으로 땀이 많이 날 때를 말한다. 교감신경 기능의 비정상적인 항진으로 국소적 부위, 즉 얼굴과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등에 땀이 많이 나고 과도한 땀으로 일상생활을 하기에 불편해진다.
다한증 종류도 부위마다 다르다. 땀 나는 부위에 따라 손바닥과 발바닥 다한증, 겨드랑이 다한증, 안면 다한증 등이 있다. 특히 계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인이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600~700mL인 반면에 다한증 환자는 하루 2~5리터를 흘려 3~8배나 많다.
또 겨드랑이 아포크라인 땀샘에서 분비된 땀이 박테리아에 의해 지방산으로 분해되면서 특유의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액취증 환자의 50~60%가 다한증을 동반한다.
겨드랑이에는 에크라인 땀샘과 아포크라인 땀샘의 두 가지 땀샘이 있다. 액취증은 아포크라인 땀샘 작용과 관련 있고, 아포크라인 땀샘은 주로 겨드랑이에 분포한다. 젖꼭지ㆍ배꼽ㆍ생식기 부위에도 일부 분포돼 있다. 사춘기 때 호르몬 영향을 받아 아포크라인 땀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자주 발생하게 된다.
다한증 환자는 평소 자주 목욕해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드랑이 부위도 항상 건조한 상태로 유지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땀 흡수가 좋은 면 소재 속옷을 입고 자주 갈아입어야 한다.
평소 땀 냄새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단기간은 도움될 수 있지만 습진이나 염증이 있으면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과도한 사용은 피해야 한다.
◇약물ㆍ이온 영동ㆍ보톡스 치료 또는 수술해야
다한증은 약물, 이온 영동(泳動ㆍiontophoresis) 치료, 보톡스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이온 영동 치료는 이온이나 이온화된 약물이 전기의 같은 극에서는 서로 반발해 밀어내는 원리를 이용해 전기 힘으로 이온이나 약물을 피부 점막으로 침투시키는 방법이다.
이 같은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교감신경 절제술 등 수술을 시행한다.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신경이 다르다. 손, 겨드랑이 다한증은 흉부 교감신경을, 발 다한증은 요추 교감신경을 절제해야 한다.
흉부 교감신경 절제술이 보편화됐지만 요추 교감신경 절제술은 흔치 않다. 요추 교감신경 주위에 중요한 혈관과 신경ㆍ요관 등이 지나가기에 수술하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흉부 교감신경 절제술로는 발 다한증 치료 효과를 얻기 어려우며, 요추 교감신경 절제술이 발 다한증 치료법 가운데 예후가 가장 좋다.
문덕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발 다한증은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수술 후 보상성 다한증도 심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며 “요추 교감신경을 정확히 절제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수술 시간이 1시간 정도로 짧고 복강경을 이용하므로 회복 기간도 짧다”고 했다.
문 교수는 “요추 교감신경 절제술은 레이노드씨 증후군을 비롯한 심한 족부 냉증이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도 치료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 다한증 치료를 수술하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문 교수는 “요추 교감신경 절제술은 세계적으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강남세브란스병원도 유례없는 수준으로 늘고 있다”며 “다한증이 대부분 손ㆍ겨드랑이ㆍ발 등 여러 부위에 나타나므로 흉부 교감신경과 요추 교감신경 절제술을 모두 시행할 수 있는 흉부외과 전문의에게서 수술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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