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 e편한세상, 2순위서도 미분양
이천·포천 이어 수도권 외곽서 미분양 속출?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도 22개월 만에 증가
최근 지속되던 수도권 아파트 청약 광풍이 북한과 경계를 맞댄 경기 연천에서 제동이 걸렸다. 치솟는 서울 집값, 수도권에 몇 안 남은 비규제지역, 지역 내 첫 '브랜드 아파트'라는 호재를 업고도 미분양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연천군에 DL이엔씨(옛 대림산업)가 지난 7~8일 분양한 'e편한세상 연천 웰스하임'은 1순위에서 462가구 모집에 382명이 청약 접수하는 데 그쳤다. 119㎡(181가구)를 제외한 전 타입이 모두 1순위에서 미달됐다. 2순위에서도 남은 152가구 중 총 37가구(83㎡ 14가구, 102㎡ 23가구)가 미분양됐다.
한 달 전만 해도 연천 웰스하임은 여러 호재에 힘입어 무난하게 전량 분양될 것으로 전망됐다. 군내에 생긴 첫 '1군'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인데다, 2022년 개통 예정인 서울지하철 1호선 연천역이 단지에서 1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수도권 아파트 매매 수요를 일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비규제지역이어서 100% 추첨제 방식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가점제에 불리한 20~30대 청년층의 뜨거운 관심도 기대됐다.
실제 그간 수도권으로 분류되지 않던 가평, 양평 등의 아파트까지 높은 분양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연일 '풍선효과'가 거셌다. 앞서 지난 4월 경기 양평에 분양된 '양평역 한라비발디 1·2단지'는 1순위 평균 13.5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 1순위 청약이 마감된 것은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가평에서도 올해 초 선보인 'e편한세상 가평 퍼스트원'과 '가평 자이'가 각각 6대 1, 1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현재 수도권에서 비조정대상지역은 경기 가평과 동두천, 여주, 이천, 포천, 양평, 연천 등이다. 하지만 최근 분양한 이천 '우방 아이유쉘 메가하이브'의 경우 25평형을 제외한 전 타입이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포천 송우1 서희스타힐스도 대부분의 타입이 2순위까지 미달됐다. 이천, 포천에 이어 연천에서마저 미달 단지가 속출하면서 수도권 아파트 청약 시장이 투자자 중심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양새다.
지난 2019년 이후 줄곧 감소하던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수도 약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2019년 6월 1만1,608가구를 정점으로 빠른 속도로 줄기 시작해 지난 3월에는 1,520가구까지 줄었지만 지난달 초 1,589가구로 22개월 만에 반등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요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미달 단지가 여럿 생기고 있다"며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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