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도중 수학 '문제 풀이 앱'에 사진 올려
"어떻게 고사장에 휴대폰 반입했나" 성토
中 공언해온 완벽 시험관리 첫날부터 삐걱
중국 대입 수험생이 고사장에서 수학 문제를 휴대폰으로 찍어 실시간으로 유출해 덜미가 잡혔다. 학생의 부정행위와 감독관의 기강 해이가 부른 초유의 사건이다. 중국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올해 ‘가오카오(高考ㆍ우리의 수능)’에 잔뜩 의미를 부여하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됐다.
8일 신화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6분쯤 문제 풀이 애플리케이션(앱) ‘샤오위안써우티(小猿搜?)’에 수학 문제 사진이 올라왔다. 이날 시작된 가오카오에서 수학 시험 종료를 1시간 14분 앞둔 시점이었다.
문제에는 삼각뿔과 다양한 수식이 표시돼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전에 보지 못한 문제였다. 사진에는 수험생 이름과 좌석번호도 함께 적혀 있었다. 통상 앱에 올라온 문제는 짧게는 5초, 길게는 수 분 안에 답을 해줘야 하지만 업체 직원은 문제를 캡처해 해당 부서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후베이성 우한시 황피구의 한 수험생이 올린 문제였다. 대입시험을 치르다가 문제가 어려웠던지 사진을 찍어 문제 풀이 앱에 답을 물어봤던 것이다. 해당 업체는 다음 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올라온 문제에 대해 어떤 해답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즉시 신고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도 유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수험생은 경찰 조사에서 본인의 부정행위를 순순히 인정했다. 황피구 교육국은 “해당 학생의 응시자격을 취소하고 시험 성적은 무효 처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범행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여론의 관심은 시험감독관에게 쏠렸다. 까다로운 보안검사를 뚫고 학생이 어떻게 휴대폰을 고사장에 반입했는지에 대해 의아한 반응과 “감독관의 직무유기”라는 성토가 줄을 이었다. 이날 허베이성 창저우에서는 한 수험생이 금속으로 된 치아교정기를 착용하고 입장하다 경보가 울릴 정도였지만 우한 고사장에서는 예외였다. 교육부는 앞서 4일 “올해 중국 시험장에서 적발된 부정행위자는 275명에 달한다”며 엄정한 시험관리를 강조했지만 공염불이 됐다.
올해 가오카오에는 역대 최다인 1,078만 명이 응시했다. 교육 당국은 광저우에 사상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별도 고사장을 만들고, 최근 지진이 발생한 윈난성과 칭하이성에서는 1,100명 수험생을 위한 텐트 고사장을 운영하며 만전을 기했다. 기상당국은 100여 가지의 악천후와 기상이변에 대비한 24시간 대기태세를 가동했고, 시각장애인 학생 11명을 위한 전담반을 구성해 수험생 편의에 앞장섰다. 올해 응시한 장애학생은 9,0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철부지 수험생의 일탈로 당국이 선전해온 ‘완벽 대입시험’의 목표는 어그러졌다. 당국은 “부정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벌에 처하고 시험 과정의 위법행위를 엄격히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가오카오는 지역에 따라 10일까지 최대 나흘간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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