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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누락돼 접종 예약이 안 돼요"... 속도전 뒷받침 못 하는 백신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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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누락돼 접종 예약이 안 돼요"... 속도전 뒷받침 못 하는 백신 행정

입력
2021.06.09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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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접종자 배지'의 디자인 시안. 질병관리청은 8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접종자 배지 디자인을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 배지는 기관별로 제작 기간을 거친 뒤 예방접종센터나 주민센터 등을 통해 배포될 예정이다. 뉴스1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접종자 배지'의 디자인 시안. 질병관리청은 8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접종자 배지 디자인을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 배지는 기관별로 제작 기간을 거친 뒤 예방접종센터나 주민센터 등을 통해 배포될 예정이다. 뉴스1

8일 0시 기준 전날 하루 87만5,000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국내 접종이 시작된 2월 26일 이후 일일 접종자 수 최다 기록이다. 1차 접종자는 이번 주 내 1,000만 명을 넘기고, 이달 말 목표였던 1,400만 명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에 맞춰 접종자용 배지와 증빙용 스티커를 이달 말부터 주민센터나 예방접종센터 등을 통해 발급한다.

국민들의 접종 의지는 충분히 확인됐다. 그러나 곳곳에서 예약이 차질을 빚고 백신 부족 우려까지 나오면서 예방접종 행정이 국민의 의지와 접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하반기 접종 계획을 상세히 밝히고, 3분기 대규모 접종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접종명단 여러 단계 거치다 보니 누락 있을 수도"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30세 미만 화이자 백신 사전예약자가 17만3,000명이라 밝혔다. 이 물량의 접종 대상은 의료기관 종사자나 경찰·해경·소방 등 사회필수인력, 요양병원을 비롯한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등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연령이 '30세 이상'으로 제한되면서 후순위로 밀린 이들이다.

그런데 온라인을 중심으로 '접종 대상자인데 예약을 못 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병원 종사자라는 한 누리꾼은 “예약하러 사이트에 들어가니 대상자가 아니라고 떠서 1339와 관할 보건소에 전화했더니 (명단에서) 누락된 것 같다면서 안타깝지만 7월에 맞으라고 했다. 우선접종대상자인데 왜 지금 못 맞나”라며 답답해 했다.

예약이 안 된 이유에 대해 방역당국은 △선택한 날짜의 예방접종센터 예약이 마감됐거나 △대상자 명단에서 누락됐거나 △인적사항이 잘못 입력됐기 때문일 것이라 설명했다. 여러 직종의 협회, 기관, 소관 부처 등을 거쳐 접종 대상자 명단을 받아 접종 시스템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반장은 “그런 이유가 있을 경우, 관계부처 재조사를 통해 6월 말에서 7월 초 추가 접종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예행연습 없는 전 국민 백신 접종 ... "시행착오 줄여야"

앞서 전날인 7일엔 대상자가 아닌 20대 회사원들이 대거 예약에 성공하면서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의료기관 종사자 명단을 추리는 과정에서 의료기관이 있는 사업장 종사자의 명단이 섞이면서 일어난 일이다. 당국은 뒤늦게 대상자가 아닌 예약을 취소했다.

명단 오류는 얀센 백신 예약 때도 있었다. 지난 1일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군 관련 종사자의 얀센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된 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대상자 중 약 800명이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양 반장은 “주민등록번호 오류 때문이었다”며 “자료를 다시 받아 (해당자 명단을 시스템에) 재등록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국내에선 이번처럼 백신을 여러 번 나눠 공급받고 전 국민을 명단에 등록해가며 예방접종을 해본 적이 없다. 예행연습 없이 곧바로 실전에 들어간 셈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자체, 보건소, 개원의 모두 처음 해보는 일”이라며 “정부가 지난 100일간 겪은 시행착오를 앞으로 100일 동안엔 되풀이하지 않도록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AZ 백신은 50만 명분 초과 예약 ... "접종예약 조정할 수도"

백신 접종 열기는 ‘노마스크’ 같은 접종자 인센티브 영향도 있지만, 무슨 백신을 언제 맞을지 모르는 불안감도 작용한다. 정부는 백신 수급 상황을 감안해 30세 미만의 화이자 백신 예약 속도를 조절했다. 대상자는 26만7,000명인데, 이번엔 ‘선착순’ 20만 명만 접종하고 나머지는 7월 중 다시 예약을 받겠다고 했다.

60~74세 고령층 예약률이 80%를 넘기면서 AZ 백신 물량이 예약보다 50만 회분 정도 부족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최소잔여형주사기(LDS)를 쓰고, 잔여백신을 우선접종대상자에게 돌리기로 했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관리반장은 “상황에 따라 예약자 중 일부가 불가피하게 예약 일정이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백신공동구매기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들어올 AZ 백신 상반기 도입 물량 중에 남은 건 83만5,000회분인데, 언제 들어올지 아직 모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달에 백신을 못 맞는다 해도 정부가 언제쯤은 접종 가능하다고 확실히 일러줘서 국민 불안감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홍승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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