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한번도 어렵지 않은 적 없어"
"변화 소용돌이 있지만 잘 극복할 것"?
식품안전 '블루벨트' 유동호 부장도 사직
4일 단행된 검찰 간부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검사들이 잇달아 사의를 표명했다. 이달 말 단행될 고검검사급(차장ㆍ부장검사) 인사를 앞두고 법복을 벗는 검사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강지식(55ㆍ사법연수원 27기) 서울고검 송무부장은 7일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사직인사를 올렸다. 강 부장검사는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긴 잠을 자다가 깬 느낌”이라면서 “부족함이 많은 제가 많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검찰 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강 부장검사는 “검찰이 어려울 때 떠나게 돼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그러나 제 재직기간 중 검찰이 어렵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는 항상 긍정의 수레바퀴와 함께 진행해 간다. 후퇴하거나 엇나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제자리를 잡아 긍정의 방향을 향한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검찰이 검찰권의 존재 근원인 국민들만 바라보고 한발 한발 뚜벅뚜벅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강 부장검사는 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형사2과장,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지냈다. 국무조정실에 파견돼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 부단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이문한(50ㆍ27기) 총괄교수도 이날 “이제는 검찰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된다”면서 사직인사를 올렸다. 그 역시 검찰이 처한 상황에 대해 “지금 검찰이 여러 가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지만 검찰 구성원들이 모두 힘을 합하면 이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내고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 교수는 대검 공안2ㆍ3과장,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장, 광주지검 공안부장 등을 거친 대표적 ‘공안통’으로 분류된다.
이번 검사장 인사에 앞서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형사부 유동호(51ㆍ31기) 부장검사도 검찰을 떠나기로 했다. 유 부장검사는 3일 이프로스에 “이번 정기 인사에 맞춰 사직을 하게 됐다”며 사직의 글을 남겼다. 그는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시행된 지 6개월이 채 되지도 않은 시점에 다시 직접 수사 승인제 등이 논의되고, 일부 의원들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한 박탈)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적 사정으로 검찰을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인천지검 검사로 첫 발을 뗀 유 부장검사는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부장, 부산지검 외사부장 등을 지냈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초대 파견 근무를 하는 등 식품의약 관련 범죄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3년 국내 최초로 식품안전 분야 공인 전문검사(블루벨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