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사서 박재억·구자현 검사장급 승진
文정부 법무부 대변인 모두 검사장 '꽃길'
박근혜 정부 때는 대검 대변인 출신 강세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법무부 출신 중용"
검찰 내 대표적 승진 코스로 꼽히는 대검찰청 및 법무부 대변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만 해도 대검 대변인을 맡았던 인물들이 대부분 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법무부를 통해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이 걸리면서 법무부 대변인들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법무부 대변인=검사장 승진'이란 새로운 공식이 만들어진 것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4일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법무부 대변인 출신인 박재억 청주지검 차장검사와 구자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각각 검사장급인 수원고검 차장검사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승진했다. 구자현 차장검사는 검사장 승진과 동시에 법무부 최고 실세 자리인 검찰국장에 올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로써 문 대통령 임기 시작 후 법무부 대변인을 거친 이들은 모두 검사장이 되는 진기록이 만들어졌다. 문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고 법무부 대변인 자리를 꿰찬 문홍성 수원지검장과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은 이미 검사장으로 승진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심재철 지검장은 법무부 대변인을 마친 뒤,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대검 반부패강력부장→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해 검찰 및 법무부 주요 직책을 차례로 경험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대검 대변인 출신 중에선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주영환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이 유일하다. 그는 두 차례 연속 승진 경쟁에서 밀리다가 마지막 기회에서 후배들과 함께 가까스로 승진했다. 주영환 분원장 후임으로 대검 대변인을 맡은 권순정 전주지검 차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문재인 정부 이전엔 대체로 대검 대변인 출신들이 강세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걸쳐 2년 넘게 대검 대변인을 지낸 구본선 광주고검장, 구 고검장 뒤를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여환섭 광주지검장과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도 문재인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에 비해 같은 시기 법무부 대변인 출신들은 검사장이 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 박근혜 정부 때 법무부 대변인을 지낸 인사는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과 김한수 전 울산지검 차장검사, 김광수 전 부산지검 1차장검사가 있다. 이중 조상철 전 고검장을 제외하면 모두 검사장 승진 문턱을 넘지 못하고 검찰을 떠났다.
지방검찰청의 한 간부는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초기만 해도 수사를 중시하면서 대검 의견이 많이 반영됐고, 자연스럽게 대검 대변인들이 승진 가도를 달렸다”며 “하지만 검찰개혁이 문재인 정부 주요 정책 기조로 자리 잡으면서, 주무 부처인 법무부 대변인들을 정부에서 중용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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