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한미 정상회담 묻힌다" 난색
일본 정부도 "코로나19 방역 집중해야"
미국이 지난달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합류시켜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확대ㆍ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4월 16일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같은 달 말, 스가 총리의 미국 재방문 가능 여부를 일본 정부에 타진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이 한미일 정상회담에 묻혀 버린다”고 강하게 난색을 표해 계획은 성사되지 않았다.
통신은 “동맹 외교를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냉각된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를 만들려 했다”며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 한미일 연대를 보여줌으로써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일본은 미국의 재방미 요청을 받아들일 방침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내정을 미뤄두고 재차 미국을 갈 필요가 있느냐는 ‘신중론’도 적지 않아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면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강제 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일본에 납득할 수 있는 제안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본 정부 내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미일 당국은 11~13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2017년 9월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통신은 한일 정상이 만나더라도 정식 회담이 아니라 간단히 서서 대화를 나누는 수준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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