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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광고 속 ‘신 스틸러’ 공태현 “골프인생,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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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광고 속 ‘신 스틸러’ 공태현 “골프인생, 좋~아요!”

입력
2021.06.03 16:4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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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현이 3일 경남 거제시 드비치 골프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64강전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거제=김형준 기자

공태현이 3일 경남 거제시 드비치 골프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64강전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거제=김형준 기자

타이거 우즈(46)가 “대박”을 외치는 골프 광고에 올해 ‘신 스틸러’가 등장했다. 골프채를 들고 유독 익살스럽게 “좋~아요!”를 외치는 공태현(27)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7년차 공태현은 프로 데뷔 후 우승은커녕 1부 투어에 모습을 드러낸 일도 드물어 ‘까불이 무명 선수’ 정도로 여겨지지만, 국내에 몇 안 되는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골프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그는 그 해 국내 아마추어 대회로는 ‘메이저’로 꼽히는 가리는 송암배 우승과 대한체육회 체육상까지 수상한 인재다.

3일 경남 거제시 드비치 골프클럽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64강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김승혁(36)에 패한 공태현은 ‘어김없이’ 해맑았다. 1일 64강 진출전을 통과해 본선에 오른 그는 이날 전반까지 두 홀을 앞서다가 후반 김승혁에 두 홀을 더 내주며 연장에 돌입했다가 패했다.

공태현이 걸어온 길은 그의 캐릭터만큼이나 독특하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선수로 뛰었다. 그는 “발목을 심하게 다친 뒤 두 달 간 재활을 하고 복귀했는데 출전 기회가 사라져 좌절했다”고 했다. 공태현은 “나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투입되는 걸 보며 야구부 감독, 코치와의 관계가 중요했다”고 돌아봤다. 학생 때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그는 단체 스포츠에서 부모의 지원과 접대 문화가 선수 장래에 끼치는 영향을 체득하곤 헬멧을 벗었다.

“운동 한 게 아깝다”며 주변에서 권한 골프는 운명이었다. 지도자가 선수 미래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스포츠였던 점도 그의 마음을 잡아 끌었다. 공직생활을 하던 아버지가 퇴직금을 먼저 지급 받아 골프 연습 비용을 보태줬다. 공태현은 “죽기 살기로 연습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고교 시절 국가대표가 되니 골프백도 주고, 먹고 자는 걸 지원받았다. 무엇보다 연습 환경이 보장되니 비로소 효도한 것 같았다”고 했다.

금메달을 따야만 병역 혜택이 주어지는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에 그쳐 2017년 현역병으로 입대하며 ‘경력단절’을 맞기도 했다. 제대 후 이를 악물고 충남 태안군 솔라고 컨트리클럽에서 연습생을 겸하며 1부 투어 시드 획득을 준비했다. 올해 부분 시드를 획득한 공태현은 “현재로선 하반기에 웬만한 대회를 다 나갈 수 있게 됐다”며 “프로 데뷔 후 이런 시즌이 처음이라 기대도 크다”고 했다.

그는 2만5,000명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공태현TV-팩트체크’도 운영한다. 공태현은 “처음 본 사람은 없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채널”이라며 너스레 떨었다. 치아를 드러내는 밝은 전매특허 미소와 개그본능을 바탕으로, 생생한 레슨 영상은 물론 배우 이선균 성대모사, 헤드프로와 연습생의 맞대결 등을 올려뒀다. 야구선수 경험을 살려 투수 출신들이 왜 골프를 잘 치는 지 분석해주거나, 때론 골프장 ‘진상 손님’ 패러디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한다. 공태현은 “투어를 다니면서도 유튜브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골프인생을 즐겁게 이어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한편 이날 64강전에선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우승자 문도엽(30)과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허인회(34)가 32강에 무난히 올랐고, 직전 대회인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우승자 문도엽(39)은 이대한(31)에 발목 잡혀 짐을 쌌다.

거제=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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