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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이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배상액 산정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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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이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배상액 산정 기준은?

입력
2021.05.3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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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로 지적장애 판단... 이듬해 교통사고
1·2심 "교통사고로 노동능력 60% 상실" 판단
대법 "교통사고 전, 이미 노동능력 아예 상실"
'배상액 산정, 기존 장애 감안해야' 원심 파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적장애인이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등 또 다른 장애를 갖게 됐다면, 사고에 따른 손해액을 산정할 때 기존 장애로 인해 노동력이 얼마나 상실됐는지부터 먼저 따진 뒤 노동능력상실률을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교통사고 피해자인 A씨가 가해 차량 운전자의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A씨에게 3억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1일 밝혔다.

대학강사였던 A씨는 2016년 9월 급성 뇌출혈로 쓰러져 지적장애인이 됐다. 이듬해 4월 A씨에겐 또다시 불운이 닥쳤다. 서울 송파구 자택 부근 왕복 10차로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중 승용차에 치여 의식장애, 사지마비 등 후유증을 앓게 된 것이다. A씨 측은 가해 차량 운전자의 보험사를 상대로 "사고 책임에 대해 7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손해액 산정을 위해 교통사고로 인한 A씨의 노동능력상실률을 따지면서 △사고로 인한 상실률은 60% △기왕증(과거에 경험한 질병)으로 인한 상실률 기여도는 40%로 각각 판단했다. 보험사 측은 그러나 "A씨는 교통사고 전에 이미 노동능력을 100% 상실했다"고 맞섰다.

대법원은 "A씨가 교통사고 이전의 장해로 인해 노동능력이 비장애인과 비교해 어느 정도 상실됐는지 먼저 심리해 확정한 다음, 교통사고 후의 노동능력상실률에서 기왕의 장해로 인한 상실률을 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가 법원의 사실조회 요청에 따라 "A씨는 교통사고 이전 뇌출혈 후유증으로 이미 노동능력을 100% 상실한 상태였다"고 회신한 자료도 대법원 판단의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원심은 A씨가 이 사건 사고 이전에는 노동능력을 전혀 잃지 않았던 것처럼 계산했다"며 "노동능력상실률의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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