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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충돌로 살아나나 했더니… 네타냐후, 끝내 실권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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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충돌로 살아나나 했더니… 네타냐후, 끝내 실권 위기

입력
2021.05.31 08:27
수정
2021.05.31 10:5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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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극우정당, '거국연정' 논의 가세
성사될 경우 反네타냐후 블록 과반 의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 예루살렘의 의회에 출석해 연설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0일 예루살렘의 의회에 출석해 연설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교전을 이끌며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는 듯했던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1)가 끝내 실권할 위기에 처했다. 중도 정당이 이끄는 반(反)네타냐후 연합이 연정 협상 마감을 사흘 앞두고 극적으로 극우 정당과의 ‘거국 연정’ 구성 합의에 이르면서다.

30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극우 정당인 ‘야미나’(7석)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는 이날 제1 야당인 중도 정당 ‘예시 아티드’(17석)가 주도하는 연정 구성 작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네트는 TV 연설에서 “(예시 아티드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와 함께 국민적인 통합 정부 구성을 성사시켜 2년 반 동안 선거가 거듭되며 나라 기능이 상실된 이스라엘을 정상 궤도로 돌려 놓겠다”며 “2,000년 전 우리는 내부 혐오로 유대 민족 국가를 잃었지만 이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반네타냐후 블록은 예시 아티드 외에 중도 성향의 청백당(8석), 중도 우파 성향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좌파 성향 노동당(7석), 우파 성향 뉴호프(6석), 아랍계 정당연합 조인트 리스트(6석), 사회민주주의 계열 메레츠(6석) 등의 참여로 57석을 확보한 상태다. 야미나가 합류하면 의회 전체 의석(120석) 중 과반(64석)을 차지하게 된다. ‘거국 연정’이 꾸려지는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 대표가 3월 텔아비브에서 총선 투표를 한 뒤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 대표가 3월 텔아비브에서 총선 투표를 한 뒤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연정 구성이 성공할 경우 네타냐후는 12년 2개월(과도정부 총리 재직기간 포함)간 유지해 온 총리직을 내려놓게 된다. 현재 수뢰ㆍ배임ㆍ사기 등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총리에서 물러나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연정 구성 시한은 다음달 2일이다.

원내 제1당(리쿠드당) 대표인 네타냐후 총리는 3월 총선에서 120석 중 52석을 얻는 데 그쳐 연정 구성에 필요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네타냐후의 정치적 라이벌 라피드 대표가 이달 초 연정 구성 권한을 넘겨 받은 뒤 네타냐후 장기 집권을 끝내자며 승부수를 띄웠다. 1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 발발로 네타냐후의 ‘전시 내각’ 유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베네트 대표가 돌연 연정 논의 중단을 선언하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양측이 개전 11일 만에 휴전에 합의하면서 극적으로 연정 성사의 불씨가 살아났다.

다만 상황은 아직 유동적이다. 당장 이번 협상에 반발한 야미나 의원 한 명이 탈당 의사를 밝혔고, 좌우를 아우르는 ‘무지개 연정’의 특성상 내부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블록 내 우파 정당과 아랍계 정당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두고 갈등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네타냐후 퇴진 외에는 공감대가 없는 반네타냐후 연정이 안정적으로 정국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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