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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민방위 1일부터 선착순 접종 예약… 군 제공·혈전 논란 사이 얀센 백신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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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민방위 1일부터 선착순 접종 예약… 군 제공·혈전 논란 사이 얀센 백신 '묘수'

입력
2021.05.30 19:40
수정
2021.05.30 21:4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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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대응 현황과 미국 백신 제공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대응 현황과 미국 백신 제공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국군에 지원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 약 100만 명분이 다음 달 초 국내에 들어온다. 당초 약속했던 것보다 물량이 두 배 늘었고, 백신 종류는 미국 얀센사 제품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한국이 확보한 백신도 총 1억 명분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이 백신을 현역 장병들이 아니라 30세 이상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등에게 접종하기로 했다. 얀센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마찬가지로 젊은 층에 '희귀 혈전증' 발생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미국의 백신 제공 취지를 살리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양국 간 실무협의 결과 미국 정부로부터 얀센 백신 101만2,800회분을 공여받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금주 중에 우리 군용기가 직접 미국에서 백신을 공수해 온다"며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55만 명분의 두 배에 달하는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얀센 백신도 AZ처럼 30세 미만 제한

방역당국은 얀센 백신 접종 대상을 30세 이상 예비군(53만8,000명), 민방위 대원(304만 명), 국방부·외교부 공무원과 군인 가족 등 국방·외교 관련자(13만7,000명)로 선정했다. 백신 물량에 해당하는 101만2,800명까지만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고, 그 외 대상자들은 7~9월 예방접종계획에 따라 백신을 맞게 된다.

대상자가 현역 군 장병이 아닌 예비군 등으로 정해진 것은 이 백신을 30세 미만 장병에 접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얀센 백신은 AZ 백신과 마찬가지로 젊은 층에서 희귀 혈전증 이상반응 발생 논란을 겪으며 지난달 미국에서 접종이 열흘간 중단됐다 재개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코로나19 백신분야 전문가 자문회의와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등을 거쳐 얀센 백신도 AZ 백신처럼 30세 이상에게만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현역 장병 중 30세 이상 11만7,000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이미 맞았다. 30세 미만이라는 이유로 접종을 못 한 장병 41만4,000명은 기존 계획에 따라 화이자 백신을 6월 중 접종할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미국 정부는 미군에서 접종하고 있는 얀센 백신을 한국군과 유관종사자에게 접종하도록 공여했다"며 "이번 접종 계획은 양국 간 협의를 거쳐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얀센 백신 접종 기간은 다음 달 10일부터 20일까지다. 60~74세 고령층과 마찬가지로 사전예약을 받아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하게 된다. 접종 대상자는 다음 달 1일부터 11일까지 온라인 사전예약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접종 대상자 명단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 "집단면역 달성에 청신호"

전문가들은 백신 공급 물량이 늘어난 만큼 정부가 목표한 기간 내 집단면역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확보한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의 5개 종류 총 9,900만 명분(1억9,200만 회분)에서 얀센 백신 약 100만 명분이 더해져 총 1억 명분으로 늘어났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상반기 1,300만 명 접종을 위한 물량 확보는 어느 정도 됐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얀센 백신이 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대량 접종이 진행되는 만큼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얀센 백신이 주로 서양 국가에서 접종이 이뤄졌는데, 미국의 경우 100만 건당 1건 정도로 희귀 혈전증이 나타났다"며 "이왕이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받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방역당국은 접종 편의성과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 효과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얀센 백신은 AZ 백신처럼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방식으로 만들었지만, AZ와 달리 한 번만 맞으면 된다. 국내에 들어오는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1회 접종은 얀센이 유일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 변이바이러스에 각각 64.0%, 68.1%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1일 도착 예정인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초도 물량 5만5,000회 분은 30세 미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접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정부가 모더나와 직접 계약한 물량의 일부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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