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코인에 열광하는 당신은 착취에 투자하고 있다

알림

코인에 열광하는 당신은 착취에 투자하고 있다

입력
2021.05.27 14:24
18면
0 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책의 첫 문장은 절망적이다. “(중산층으로서의) 중간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양극화의 골이 깊어진 사회에서 1%가 되지 못하는 99%는 중산층이 되기를 꿈꾸며 살아간다. 책은 중산층 되기의 어려움을 논하는 대신 중산층이 될 수 없는 구조에 대해 진단한다. 이스라엘 출신의 인류학자인 저자는 “우린 결코 중산층이었던 적이 없고,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에 속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이데올로기의 핵심은 ‘투자’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등에 투자하지만 이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종용하는 투자일 뿐, 자기 주도적 투자가 아니다. 자본주의의 몸집은 키워주면서도 손실의 위험에 대해선 개인의 몫으로 떠안는 모순. 저자는 투자는 착취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일갈한다.

중산층은 없다·하다스 바이스 지음·문혜림, 고민지 옮김·산지니 발행·272쪽·2만 원

중산층은 없다·하다스 바이스 지음·문혜림, 고민지 옮김·산지니 발행·272쪽·2만 원

인적자본에 투자하는 것 역시 경쟁의 노예로 전락하는 길이다. 더 나은 학위, 인맥을 얻기 위해 투자하지만 언제나 나보다 앞서가는 자는 있기 마련. 추격자의 삶은 끝이 없다. 저자는 투자의 굴레에 빠진 사회일수록 공동체는 사라지고 사적 이익 투쟁만 남는다고 우려한다. 투자 광풍의 시대, 우리는 투자의 주체인가, 착취의 대상인가.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유효한 책이다.

강윤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