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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마스크 벗는다? ... 전문가들 "백신 인센티브가 방역 구멍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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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마스크 벗는다? ... 전문가들 "백신 인센티브가 방역 구멍 될 수도"

입력
2021.05.27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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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자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 방안, 특히 7월부터 1회 접종만 해도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방침을 두고 전문가들의 비판이 거세다. 해외와 달리 우리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거부감이 덜해 백신 접종 유인책으론 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위중증 환자가 줄었다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700명선을 꾸준히 오르내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백신 접종 인센티브를 주려다 방역에 커다란 구멍을 낼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크게 4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①6월까지 백신 접종률, 고작 25%

정부는 백신 1차 접종만 해도 7월부터 한적한 실외에선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나름 신중을 기한다는 이유로 당초 계획대로 '6월까지 1,300만 명 1차 접종' 목표가 달성됐을 경우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간 쌓인 국내의 백신 접종 자료도 근거로 내세웠다.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신은 1차 접종만으로도 감염 예방 90%, 사망 예방 100%, 가족 간 감염 45% 감소 등의 효과를 나타냈다.

그러나 1,300만 명 접종 달성 여부부터 문제다. 현재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종 예약률은 50~60%를 맴돌고 있다. 설사 정부 목표대로 이들에 대한 접종이 모두 완료된다 해도 전체 인구 대비 접종률을 따지면 겨우 25% 수준이다. 마스크 미착용을 선언한 미국과 미국보다 먼저 미착용을 선언한 이스라엘의 경우 접종률이 대략 50%를 넘긴 뒤였다.

②접종률 높은 나라도 변이 때문에 못 벗는데 ...

변이 바이러스 문제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에서도 영국, 인도발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한 번 맞으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는 방역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국의 경우 백신 1차 접종률이 60% 이상인데도, 인도 변이 확산으로 '마스크 미착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방역 차원에서 '노 마스크' 카드를 너무 빨리 꺼냈다"고 말했다. 이 점을 아는 방역당국도 "남아공이나 브라질, 인도 변이 바이러스 등은 백신을 무력화할 우려가 남아있지만, 이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보겠다"고 밝혔다.

③마스크 벗은 비접종자, 잡아낼 수 있나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 중에 비접종자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법적으론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도 방역지침 준수 문제를 두고 현장에서 술래잡기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게 가능하겠냐는 반론도 거세다. 작정하고 단속하려면 엄청난 행정력만 들 뿐, 실효성은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불안감 때문에 백신을 피하는 것이기에 마스크 미착용은 인센티브로서 효과가 떨어지는 반면, 일일이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접종자와 비접종자 구분이 어려워지면서 방역상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④한 번 풀면, 다시 죄기 어렵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 상황이 결코 낙관할 만한 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률과 자연감염으로 인한 면역이 낮은 편"이라며 "주로 접종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간격이 11~12주로 길기 때문에 그 사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을 경우 감염 확산 가능성을 완전히 일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각종 방역조치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피로감은 쌓일 대로 쌓였다. 김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 벗기와 같은 방역 완화 조치는 실행하긴 쉬워도, 거둬들이거나 더 강화하는 건 몹시 어렵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주 기자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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